국힘 ‘개헌 버티기’…계엄 통제 물 건너가나

최하얀 기자 2026. 5. 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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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개정안 7일 국회 본회의 표결
국힘 ‘선거용 졸속’ 반대 당론 유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민의힘을 제외한 원내 6당이 공동 추진하고 있는 헌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표결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개헌안은 1987년 이후 39년간 바뀐 적 없는 헌법을 시대 상황에 맞게 변화시키기 위한 시도다. 시민사회와 학계에서는 국민의힘의 반대 당론 때문에 단계적 개헌의 첫발을 내디딜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본회의에 오르는 개헌안은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원내 6당과 무소속 6명을 포함해 187명이 지난 3일 발의했다. 개헌안에는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의 민주이념 계승’이 전문에 담긴다. 현재는 3·1 독립운동과 4·19 민주이념만 명시돼 있다.

대통령의 계엄 선포시 국회의 권한도 바뀐다. 현재는 대통령이 계엄 선포 시 지체 없이 국회에 통고하도록 돼 있지만, 개헌안에는 선포 시 ‘국회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담겼다. 또 승인이 부결되거나 계엄을 선포한 때로부터 48시간이 될 때까지 승인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계엄은 즉시 효력을 상실한단 내용도 담겼다.

이번 개헌안은 현재 단임제 대통령제와 같은 권력구조에 대한 개편 방안은 담기지 않았다. 앞서 우 의장 등은 “현재 수준에서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수준의 개헌을 우선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일 “이번 기회에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조금이라도 해 나가면 좋겠다”며 국민의힘을 향해 ‘단계적 개헌’ 추진에 동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개헌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다음달 3일 지방선거·재보궐선거 투표와 함께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가 실시된다.

개헌안 통과에 필요한 의결 정족수는 재적 의원 3분의 2인 191명(5일 현재)인데, 국민의힘에서 최소 12명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개헌안 반대를 당론으로 유지하고 있어 찬성표가 다수 나오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초선 한지아 의원이 당 의원 단체 메신저방에서 개헌 찬성 입장을 밝히고 동참을 독려했지만, 대부분 반대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6·3 지방선거 전에 밀어붙이려는 것은 의도 자체가 왜곡될 우려가 있어 아직 표결에 대한 마음의 결정은 하지 못했고 마지막까지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개헌 찬성 입장을 밝힌 김용태·조경태 의원도 투표 참여 여부가 불투명하다. 김 의원은 “이탈표로 인한 개헌안 통과엔 반대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7일 본회의 전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 반대 입장을 확인하고 찬성표 단속에 나설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개헌안이 여당의 지방선거용 졸속 개헌이라고 주장해 왔다. 권력구조 개편안 빠졌는데도 지난달 9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연임용 빌드업 개헌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도 했다.

시민사회와 학계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당론에 메이지 않고 독립적인 판단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현 시민개헌넷 사무처장은 “국회의원은 한명 한명이 헌법기관”이라며 “여야 의원들이 반대할 명분이 하나도 없는 이번 개헌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물론, 후속 개헌에 대해서도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구성한 ‘시민주도 헌법개정 전국네트워크’(시민개헌넷)은 지난달 23일부터 진행한 ‘발의된 개헌안 통과와 시민참여 후속개헌 촉구 시민서명운동’ 결과물을 7일 본회의를 앞두고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개헌안이 내용적·절차적으로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현재 수준에서 첫발을 내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래야 2028년 총선까지 권력구조 개편 방안을 포함한 다음 단계로의 논의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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