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법원 “AI 도입, 해고 사유 안 돼”…기술변화 감원에 제동

이정연 기자 2026. 5. 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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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 행사장.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에서 인공지능(AI) 도입을 사유로 한 인력 감축에 제동을 거는 판결이 나왔다.

5일 중국 매체 ‘펑파이’와 ‘신징바오’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항저우 중급인민법원은 지난달 28일 최근 정보기술기업이 ‘기술 업그레이드와 인공지능 대체 가능성’을 이유로 직원의 임금을 깎고 해고한 조처에 대해 위법이라고 판결한 사실을 공개했다. 법원은 인공지능 도입에 따른 비용 절감을 근거로 한 인력 감축은 노동계약 해지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으며, 기술 변화에 따른 위험을 기업이 아닌 노동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당사자인 샤오저우(가명)는 인공지능이 사용자와 상호작용을 해 생성한 답변의 정확성을 판단하는 일을 하던 노동자였다. 하지만 그의 직무 역시 인공지능이 상당 부분 대체했고, 회사는 강등·감봉을 요구한 뒤 결국 그를 해고했다. 그는 노동 중재를 통해 승소했고, 회사는 약 26만위안(약 56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정을 받았다. 이후 회사가 소송을 제기했지만 1·2심 모두 중재 결정을 유지했다.

중국은 이번 판결을 통해 인공지능 시대 노동규범에 대한 기준을 확인했다. 재판부는 감봉과 해고 등의 조처가 경영 악화나 구조조정 같은 불가피한 사유에 따른 것이 아니고, 노동조건을 악화하는 비합리적 조처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기술 발전은 노동 해방과 민생 증진 등에 기여해야 한다”며 “기술 혁신으로 업무 조정이 필요한 경우 기업은 노동자를 교육해 전문 역량을 높이고, 재배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노동자가 법적 판단에 따라 보상을 받더라도 여전히 실직한 상황에 직면한다는 것이다. 펑파이는 “사후 배상은 노동관계가 이미 파탄 난 이후의 수동적 보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국제노동기구는 지난해 세계 일자리의 4분의 1이 인공지능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매체는 “사회 전체가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한다는 우려를 직면하고 있다”고 짚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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