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는 떠나고 큰손은 뭉칫돈"…정기예금 '양극화' 뚜렷
2023년 정점찍고 가파른 내림세…주식·고수익 자산으로 자금 이탈
고액 자산가, 수익성보다 '안전성'…10억 초과 고액 예금 '607조원' 돌파

시중은행 정기예금 시장에서 개인 고객과 법인·자산가 사이의 뚜렷한 '온도 차'가 포착됐다. 1억원 이하의 소액 예금은 급감한 반면, 10억원이 넘는 고액 예금은 여전히 건재한 모습이다.
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중 잔액이 1억원 이하인 계좌 수는 2162만9000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3.1% 감소한 것으로, 2019년 상반기 말 2070만개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1억원 이하 정기예금 계좌의 총예금 규모도 지난해 말 299조709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 감소했다.
주로 개인 계좌로 추정되는 1억원 이하 계좌는 지난 7년간 꾸준히 늘던 추세가 완전히 꺾였다. 2016년 상반기 1116만5000개였던 계좌 수는 2023년 상반기 3434만1000개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상반기 2294만5000개로 가파르게 꺾인 이후 지난해 말까지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런 현상은 개인 투자자들이 더 이상 예금의 '3%대' 낮은 금리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은행에 돈을 묶어두기보다는 주식 혹은 고수익 투자처로 자금을 옮기는 '적극적 자산 운용'이 대세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10억원 초과 고액 계좌는 약 5만9000좌를 유지하며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년 말보다 3.3% 감소한 수치지만, 이들 계좌의 총예금액은 오히려 6.7% 증가한 607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법인이나 자산가들이 여유 자금을 수익성보다는 '안전성'에 방점을 두고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다정 기자 ddang@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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