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이스라엘·레바논 평화···레바논 “공격 중단해야 회담”·미국 대사 ‘내정간섭’ 논란까지

최경윤 기자 2026. 5. 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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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아슈라피예 거리에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결정은 레바논에 달렸다”는 아랍어 문구가 적힌 광고판이 보인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레바논은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을 정상회담 선행 조건으로 내걸었다.

레바논 대통령실은 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금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담을 진행하기에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라며 “먼저 안보 합의에 도달하고 이스라엘의 공격을 중단시킨 뒤 양자 회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앞서 미국의 중재 하에 지난달 17일 열흘 간 휴전에 들어갔고, 이어 23일에는 휴전을 3주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향후 몇 주 내 백악관에서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를 함께 만날 것을 기대한다”고 말하며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왔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이날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교전을 재개했다. 레바논 국영 NNA통신은 이스라엘이 20곳 이상을 공습했다고 보도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이 남부 데이르 세르얀과 자우타르 외곽 지역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도 헤즈볼라와의 교전을 확인하며 병사 2명이 부상 당했다고 전했다.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지역에서 바라본 국경 너머 레바논 접경지에서 이스라엘 군부대가 기동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협상 조건을 둘러싼 레바논 내부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의 직접 협상과 무장 해제를 거부하고 있으며, 레바논 영토에 대한 완전한 주권 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헤즈볼라 지도자 나임 카셈은 성명에서 “직접 협상은 레바논을 외부의 통제 아래 두는 것”이라며 “아무런 성과 없는 일방적 양보”라고 밝혔다. 이에 아운 대통령은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에 협상 경로에서 물러설 수 없다”며 협상의 목표는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철수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레바논 미국 대사의 내정간섭 논란도 커지고 있다. 논란은 최근 레바논 방송 LBCI가 모바일 게임 ‘앵그리 버드’ 캐릭터로 헤즈볼라 지도부와 전투원을 풍자한 영상을 공개하면서 촉발됐다. 이는 이슬람 시아파 성직자이자 헤즈볼라 지도자인 카셈을 조롱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는데, 이에 분노한 일부 이슬람 지지자들은 기독교 마론파 수장인 베샤라 라이 총대주교를 모욕하는 이미지를 공유했다.

이 상황에서 미셸 이사 대사는 라이 총대주교를 만나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이 일을 저지른 사람들은 레바논이 맞지 않을 수 있으니 다른 나라를 찾아 떠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이날 알리 아마르 의원 명의 성명을 내고 이사 대사의 언행이 “노골적인 레바논 내정 간접이자 레바논인들을 자국에서 추방하라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취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조치는 그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 인물)로 선언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저항의 축’ 세력 중 하나인 헤즈볼라가 미·이스라엘과의 전쟁에 참전을 선언한 이후 레바논 내 분열은 심화해 왔다. 최근 발생한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충돌로 약 2700명이 숨지고 100만명 이상이 피란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 휴전 연장에도 교전 격화…이스라엘·헤즈볼라, 레바논 남부서 다시 지상전
     https://www.khan.co.kr/article/202605042134001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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