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대호 이름을 떼어냈다… 루스-푸홀스 소환한 日 거포, 홈런보다 더 진귀한 장면? [무라카미 돌풍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메이저리그 홈런 레이스는 새로운 강자 출현에 환호하고 있다. 일본프로야구 최고 거포로 뽑혔던 무라카미 무네타카(26·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자신의 힘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증명하며 순항 중이기 때문이다.
기존 홈런왕들에게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무라카미는 5일(한국시간) LA 에인절스와 원정 경기에서 시즌 14호 홈런을 터뜨리며 홈런왕 레이스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그런 무라카미는 5일까지 시즌 35경기에서 타율 0.240, 출루율 0.377, 장타율 0.584, 14홈런, 2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61의 성적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
무라카미의 홈런 페이스는 지금 역대급이다. 현재 64~65홈런 페이스다. 이는 메이저리그 신인 선수 최다 홈런 기록인 2019년 피트 알론소(53개)의 기록을 까마득하게 넘어선다. 여기에 아메리칸리그 최다 홈런 기록인 2022년 애런 저지(62개)의 기록도 넘어서는 페이스다. 물론 이 페이스대로 홈런이 터지지는 않겠으나 무라카미의 뛰어난 시즌 초반을 상징하는 계산법이다.
이미 전설들도 소환했다. 무라카미는 자신의 시즌 첫 32경기에서 13홈런 이상·27볼넷 이상을 모두 기록했다. 이 조건을 충족한 선수는 메이저리그 역사를 통틀어 베이브 루스(1928·1930년), 마크 맥과이어(1992년), 알버트 푸홀스(2006년), 짐 토미(2006년)까지 4명밖에 없었다. 무라카미가 당당하게 이 대열에 합류했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에 해낸 선수는 당연히 무라카미뿐이다.

오타니 쇼헤이, 애런 저지도 첫 시즌에 해내지 못한 대업을 해내고 있는 무라카미는 5일 경기에서 상당히 귀한 장면도 만들어냈다. 이날 무라카미는 4회 시즌 14호 홈런에 이어 6회에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2루타를 쳐 냈다. 좌완 패리스의 몸쪽 공을 잡아 당겨 우익선상으로 빠져 나가는 타구를 만들었다. 무라카미도 전력으로 뛰어 2루에 들어갔다.
이는 무라카미의 올 시즌 첫 2루타이기도 했다. 이전까지 14개의 홈런을 친 선수가 2루타를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던 것이 아이러니하지만 이는 현실이었다. 무라카미는 엄청난 느림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걸음이 빠른 유형도 아니라 깊숙한 타구가 아니라면 1루에서 멈추는 일이 많았다. 아예 도전하지 않은 것이다. 3루타는 정말 개인 경력에서 희귀한 이벤트다.
반대로 풀스윙을 해 담장을 넘기는 경우가 더 많았다. 홈런을 치면 굳이 힘들게 전력으로 뛰지 않아도 되니 홈런을 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날 시즌 첫 2루타가 터지면서 이런 오명에서는 벗어났다.
무라카미는 시즌 첫 14개의 홈런을 치면서 2루타나 3루타가 단 하나도 없었던 역대 최초의 선수였다. 다소 극단적으로 보이기도 하는 이 부문의 역대 최고 기록은 2016년 시애틀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던 이대호가 가지고 있었다. 이대호는 2016년 10홈런을 때릴 때까지 2루타가 하나도 없었다. 홈런을 10개를 친 이후에야 2루타 하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무라카미가 2루타 없이 홈런만 쌓일 때마다 종전 기록 보유자인 이대호의 이름이 계속 소환되곤 했다.

이대호 역시 거구에 뛰는 야구에는 어울리지 않는 선수다. 주루를 포기하고 치는 능력에 이른바 ‘몰빵’한다. 이대호는 당시 104경기에서 타율 0.253, 출루율 0.312, 14홈런, 49타점, OPS 0.740을 기록했다. 주로 좌완 상대 플래툰 멤버로 출전해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의 득점 생산력을 보여줬다. 이대호는 당시 14개의 홈런을 치는 동안 2루타는 9개였는데, 무라카미는 이보다 다 극단적인 성적을 보여줄 가능성이 더 크다.
무라카미의 성적은 여전히 극단적이다. 빠른 타구 속도와 엄청난 삼진 비율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선수다. 타율이 떨어지고 삼진이 엄청 많지만 홈런과 볼넷 또한 많다.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인 카일 슈와버의 스타일을 생각하기 쉬운데, 슈와버와는 또 살짝 다른 스타일이다.
보통 타구질로 대변되는 하드 히트 비율과 배럴 타구 비율이 높으면 향후 타격 성적은 개선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반대로 삼진과 헛스윙 비율이 높으면 향후 타격 성적이 지금 수준을 유지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그런데 무라카미는 두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지고 있어 최종 성적이 메이저리그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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