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 안의 나’…잊혀져가는 그 날, 그 순간을 마주하다

최명진 기자 2026. 5. 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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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안미술관, 2026 기획전 ‘ART KIKA 8 - 작은 나의 커다란 품’…내달 30일까지
아련한 감정의 편린들이 모여 만든 온기 품은 풍경들
공간·관계 속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 ‘위로’와 ‘안식’
강소이作 ‘사랑의 크기’
오혜린作 ‘밤마실’

황혜정作 ‘진달래꽃 필 때’

어린이의 감각과 가족의 기억을 함께 생각해보게 하는 따스한 전시가 마련됐다. ‘품’이라는 정서를 바탕으로, 보호와 안식의 감각을 시각적으로 풀어낸 기획전이 관람객과 만난다.

주안미술관은 가정의 달을 맞아 오는 6월30일까지 전시실에서 2026 기획전 ‘ART KIKA 8 - 작은 나의 커다란 품’을 개최한다.

‘아트키카’(ART KIKA)는 ‘아트 키즈카페’(Art Kids Cafe)의 약자로, 2019년부터 이어온 주안미술관의 어린이 문화예술 프로그램이다.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상상하고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두고, 매년 새로운 주제와 지역 작가 협업으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는 ‘작고 연약한 나를 감싸주는 따뜻한 존재’를 주제로 한다. 기억과 공간, 관계 속에서 경험하는 ‘위로’와 ‘안식’의 감정을 시각적으로 풀어내며, 관람객 각자가 머무를 수 있는 ‘품’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마련됐다. 참여 작가는 강소이, 오혜린, 황혜정 3명이다.

전시 제목 ‘작은 나의 커다란 품’은 작고 여린 존재인 ‘나’와 이를 감싸 안는 ‘커다란 세계’의 관계를 의미한다. 어린이에게는 보호받는 감각과 안정감을, 어른에게는 잊고 지냈던 위로의 기억을 환기시키며 세대 간 정서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중점을 뒀다.

강소이 작가의 작업은 어린 시절 경험에서 출발한다. 비 오는 날 아버지의 가죽자켓에 감싸였던 장면을 중심으로 작업을 전개한다. 흐릿하게 남은 기억의 질감과 감각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하며, 구체적 서사보다는 ‘느낌’으로 전달되는 장면을 제시한다.

어린 시절 부모의 품 안에서 느꼈던 안정감과 보호의 감정을 이미지로 환기시키고, 관람객이 자신의 기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도록 유도한다. 특히 ‘근심이 없던 상태’에 주목해 잊혀진 안식의 감각을 불러낸다.

오혜린 작가는 고양이를 주요 모티프로 삼아 내면의 공간과 심리적 안식을 표현한다. 화면 속 고양이는 자신의 영역 안에서 평온하게 머무르는 존재로, 현대인의 상태를 투영하는 상징적 대상으로 제시된다.

민화적 도상과 밝은 색채, 유쾌한 구성을 통해 작은 공간을 하나의 세계로 확장하고, 머무름 자체가 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구름을 타거나 꽃 사이를 유영하는 장면은 긴장을 완화시키는 상상력과 위트를 함께 담아낸다.

황혜정 작가는 집과 가족, 밤의 풍경을 통해 세계를 ‘품’으로 시각화한다. 그의 작업에서 밤은 어둠이 아닌 온기를 품은 시간으로 표현되며, 창문 너머의 불빛과 별빛은 보호와 안식의 신호로 작용한다.

거대한 꽃과 그 위에 머무는 작은 존재의 대비는 연약한 존재를 지지하는 세계의 구조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공간과 자연, 관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 자체가 하나의 ‘품’이 될 수 있음을 제안한다.

전시는 어린이에게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상상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가족 관람객에게는 서로의 존재가 ‘품’이 될 수 있음을 되새기는 계기를 마련한다. 전시 공간은 포토존과 감성 체험 요소로 구성되며, 연계 아트교육 프로그램과 키트도 함께 운영될 예정이다./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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