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감각하는 여섯 개의 방식

최명진 기자 2026. 5. 5.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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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더카머 그룹전 ‘The Observer’s Eye’…양림미술관 10일까지
사운드·사진·설치 등 매체로 확장된 ‘관찰’ 과정
양림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관찰자의 시선’ 전시 전경. 이세현 작가 사진 작업(왼쪽)과 유지원 작가 설치 작품 ‘연결된 구조’
같은 시공간을 공유하면서도 서로 다른 감각과 시선을 지닌 여섯 작가가 ‘관찰’이라는 행위를 각자의 작업 언어로 풀어낸다.

지역 작가들로 이뤄진 분더카머 그룹전 ‘관찰자의 시선(The Observer’s Eye)’이 양림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시는 ‘분더카머(Wunderkammer, 호기심의 방)’라는 개념 아래, 서로 다른 감각과 해석이 모이는 하나의 장면을 구성한다.

김자이 작가는 사운드를 출발점으로 한 드로잉 작업을 선보인다. 지난해 선보였던 ‘휴식’ 관련 사운드 작업을 바탕으로 이슬람 사원의 기도 소리, 도마를 써는 소리, 타자기 소리 등 다양한 일상의 음향을 다시 듣고 이를 시각 이미지로 옮겼다. 작가는 소리를 듣는 관찰자의 위치에서 청각적 경험을 드로잉으로 전환해 보여준다.

유지원 작가는 건축적 요소를 기반으로 한 조형 작업을 선보인다. 하정웅미술관 전시에서 선보였던 작업을 변형해 보이지 않는 공간의 구조와 기능을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 지하 공간의 파이프, 창문 등 평소 인식되지 않던 요소들을 재구성해 하나의 구조로 연결하고, 이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의 이면을 드러낸다.

임용현 작가는 영상 작업을 통해 장소성과 시선의 관계를 탐색한다. 두 작품은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집중하고, 또다른 한 작업은 중세 기사들의 무기고를 모티브로 한다. 시간이 흐르며 기능이 사라진 공간이 현재까지 이어졌다면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지 상상하며, 물리적 힘을 저장하던 장소가 디지털적 의미로 전환되는 과정을 영상으로 풀어낸다.

정승원 작가는 ‘W.M.(세탁기) 시리즈’를 통해 현대인의 삶을 은유한다. 세탁기 속에서 뒤섞이며 회전하는 다양한 형태의 세탁물은 서로 다른 개인의 삶을 상징한다. 각기 다른 존재들이 같은 구조 안에서 움직이며 변화하는 모습은 현대 사회 속 개인의 관계와 흐름을 상징한다.

이세현 작가는 옛 적십자병원 내부를 촬영한 사진 12점을 선보인다. 어두운 공간에 직접 들어가 손전등을 켜고 내부를 관찰하며 촬영한 결과물이다. 작품은 의도적으로 작은 크기로 제작됐다.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가까이 다가와 들여다보도록 유도하기 위한 장치다. 작가가 공간에 들어가 처음 마주했던 시선의 거리와 긴장감을 관람 경험으로 확장한 방식이다.

이인성 작가는 주황색 점을 활용한 작업을 포함한 회화 3점을 선보인다. 일부 작품에는 점이 등장하지 않지만, 공통적으로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혼자 무언가를 지속하는 사람의 모습이나 스스로의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이 화면 속에 은유적으로 담긴다.

이처럼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매체와 방식으로 ‘관찰’이라는 행위를 재해석한다. 소리, 공간, 이미지, 구조를 통해 포착된 시선은 관람객에게 또 다른 관찰의 방식을 제안한다.

전시는 오는 10일까지 이어진다./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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