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공개해라’vs ‘마라’…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서 법원 판단도 엇갈려

정호원 2026. 5. 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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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시도를 둘러싸고, 양측이 체결한 '비밀 계약서' 공개 여부가 법정 공방의 최대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법원이 고려아연측이 제기한 주주대표 소송에서는 "계약서를 공개하라"며 고려아연 측 손을 들어주지만, 위법행위 금지 소송에서는 영풍 측의 거부 권리를 인정하면서 판단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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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문서제출 불복’ 영풍 항고 기각
별도 재판선 판단 엇갈리며 법정 공방 이어져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체결된 계약서 공개 여부를 두고 법정에서도 엇갈린 판단이 나오며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월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헤럴드DB]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시도를 둘러싸고, 양측이 체결한 ‘비밀 계약서’ 공개 여부가 법정 공방의 최대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법원이 고려아연측이 제기한 주주대표 소송에서는 “계약서를 공개하라”며 고려아연 측 손을 들어주지만, 위법행위 금지 소송에서는 영풍 측의 거부 권리를 인정하면서 판단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연합뉴스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25-2부(황병하 한창훈 이균용 부장판사)는 최근 장형진 영풍 고문이 ‘경영협력계약 문서제출명령’에 불복해 낸 즉시항고를 지난달 28일 기각했다.

앞서 고려아연의 계열사 KZ정밀은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맺은 콜옵션 계약 등이 담긴 계약서의 공개를 요구하며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했다.

KZ정밀 측은 재판부가 계약서 중 아직 공시되지 않은 부분의 내용에 따라 영풍의 손해액이 달라질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계약 문서 제출 요청이 주주로서 정당한 감시권한 행사라는 점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고려아연 측은 영풍이 MBK에 고려아연 주식을 저가에 넘길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계약이 ‘배임’이라며, 장형진 영풍 고문 등을 상대로 9300억원대 주주대표 소송을 진행 중이다. MBK 파트너스는 2024년 9월 영풍, 장 고문 일가 등과 주주간 계약을 체결해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하고 영풍 및 특수관계인 소유 지분 일부에 대해서는 콜옵션을 부여받기로 했는데,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고려아연 측은 소송의 핵심 증거인 계약 전문을 확보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KZ정밀 관계자는 “1심에 이어 항고심 재판부도 영풍·MBK 경영협력계약의 구체적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정했다”며 “영풍의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주식이 어떠한 조건과 방식으로 MBK 측에 이전될 수 있도록 설계됐는지, 이 과정에서 법인 영풍과 일반 주주의 이익이 훼손됐는지를 주주대표소송에서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영풍 측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영풍에 따르면 다른 재판부에서 진행된 ‘위법행위유지 청구 소송’에서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해당 재판부는 같은 문서제출명령 신청에 대해 1심과 2심 모두 제출할 필요가 없다며 영풍 측의 주장을 수용했다.

이에 대해 영풍 관계자는 “이미 공개매수 신고서와 설명서 등을 통해 경영협력의 핵심 내용은 충분히 공시돼 있었다”며 “법원이 최윤범(고려아연 회장) 측의 과도하고 무리한 자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핵심 경영 전략과 영업상 중요 정보가 침해돼 영풍과 전체 주주의 정당한 이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이번 법정 공방은 결영풍과 MBK의 협력 구조 전반을 들여다볼 핵심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계약서가 공개되면 그간 의혹이 제기되던 콜옵션 조건과 권리 설계가 드러나게 되고, 이는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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