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산실버존’ 만든 박성찬 인천삼산경찰서 부흥지구대 경장
어르신 보이스피싱 피해 막으려 ‘체험 사이트’ 제작
유튜브 보며 독학 1~2주만에 만들어
음성·메시지 접하며 대응방법 연습
청년층 금융사기 등 업데이트 계획

“도대체 왜 이런 수법에 당할까 하는 의문에서 직접 웹사이트를 만들게 됐습니다.”
6년차 경찰관인 인천삼산경찰서 부흥지구대 소속 박성찬(33) 경장은 지구대를 찾은 어르신들의 보이스피싱 신고를 처리하며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한다. 과태료 안내 문자 등 비교적 알려진 수법에도 의심 없이 링크에 접속하거나, 자녀나 수사관 사칭 전화를 두고 ‘보이스피싱’이라는 설명에도 “하라는 대로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되묻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박 경장은 올해 3월 어르신 대상 보이스피싱 예방 체험 웹사이트 ‘삼산실버존’을 제작해 운영하고 있다. 그는 유튜브를 보며 독학으로 사이트 제작 방법을 익힌 후, 약 1~2주 만에 사이트를 완성했다. 제작 이후에는 부평구노인복지관과 관내 행정복지센터 등에 사이트 접속 QR코드가 그려진 배너를 설치해 이용을 안내하고 있다.
그가 근무하는 부흥지구대 관내에는 아파트와 빌라가 밀집해 있어 고령 주민이 많다. 그는 “최근에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등 정부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스미싱 문자를 의심 없이 접속하는 경우가 많다”며 “젊은층이라면 한번쯤은 의심해볼 만한 수법임에도, 어르신들은 낯선 링크라면 무조건 들어가보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가 제작한 사이트는 보이스피싱 범죄 유형의 전화와 문자 상황을 직접 경험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사례 구상부터 대본 작성, 디자인까지 사이트에 그의 손이 닿지 않은 부분이 없다.
1단계 ‘전화체험’에서는 수사기관 사칭 등 보이스피싱 시나리오를 음성으로 들을 수 있고, 2단계 ‘문자체험’에서는 의심 메시지에 대한 대응을 선택할 수 있다. 3단계에서는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는 상황에서의 대응 요령을 정리했다.
박 경장은 직접 관내 노인복지관을 찾아 어르신들에게 사이트 체험 방법을 설명했다. 그는 “사이트를 체험해본 어르신들 사이에서는 ‘이제는 바로 (전화를) 끊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단순히 교육을 듣는 것보다, 사이트로 직접 경험해보니 이해가 더 잘 된다는 이야기를 들어 뿌듯했다”고 했다.
현장에서 목격한 피해는 연령대를 가리지 않았다. 최근에는 대환대출을 해주겠다는 피싱 전화로 개인정보를 빼낸 뒤, 계좌 이체를 유도해 8천만원을 잃은 30대의 피해 사례도 있었다.
박 경장은 “어르신들은 문자형 수법에 취약한 반면 최근 젊은 층은 대환대출 같은 금융사기에 쉽게 노출된다”며 “범죄 수법이 계속 바뀌고 있는 만큼 그에 맞춰 사이트 내 체험 콘텐츠를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윤지 기자 ss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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