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비둘기 줄지 않는 이유 있었네
인천 지역 10 곳 중 단 3곳에 불과
반복적 먹이 공급에 개체 수 늘어

지난 4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의 한 도로. 비둘기 십수 마리가 인도와 차도를 점령한 채 바닥에 떨어진 곡물 등을 연신 쪼아대고 있었다. 비둘기 떼를 피하려는 시민들은 멀리 돌아가는 불편을 겪었다.
인근 주민 A(64) 씨는 "어떤 사람이 과자 부스러기와 곡류 등을 한 움큼씩 뿌리고 간다"며 "깃털과 배설물 탓에 집 주변이 오염되고 악취가 난다"고 호소했다.
최근 인천지역 내 비둘기 관련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대다수 지자체가 먹이주기를 금지하는 조례를 제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10개 군·구 중 유해 야생동물 대상 먹이주기 금지 조례를 제정한 지자체는 남동구, 미추홀구, 서구 등 3곳이다.
지난해 1월 시행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라 각 지자체는 비둘기 등 유해 야생동물에게 먹이주기를 제한 또는 금지할 수 있다.
하지만 지역 내 대다수 지자체가 먹이주기를 금지하는 조례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 현장 계도를 벌이거나 현수막 게첩, 조류 기피제 배분 등 예방활동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서울시가 도시공원 및 한강공원 등 38곳을 '유해 야생동물 먹이주기 금지구역'을 설정하고 단속에 나선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비둘기 관련 피해 민원도 늘고 있다. 계양구의 경우 지난해 민원은 총 20건이었으나 올해 들어 매주 2~3건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부평구 역시 지난해 총 56건의 민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현재까지 벌써 36건이 접수됐다.
주민들은 비둘기 개체 수 증가의 원인으로 반복적인 먹이 공급을 지목하며 조례 제정을 통한 관리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조례 제정을 검토 중이나 인력·예산 마련과 주민 공청회 등을 통한 금지구역 지정 등 행정 절차가 많아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현장 계도와 예방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우제성 기자 godo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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