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하정우 '오빠' 발언, 해명도 비판 받은 이유
정청래 민주당 대표, 하정우 부산북갑 후보 "아이가 논란 중심에 서게 돼 송구" 사과에
여성단체들 "논란의 중심은 민주당과 당대표"… "성인지 감수성과 사회적 책임 무너졌음을 확인"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에게 하정우 부산 북갑 국회의원 후보(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를 가리켜 “오빠”라고 해보라고 한 것에 대해 성인지 관점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 대표는 지난 3일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지원을 위해 하 후보와 함께 부산 구포시장을 찾아 초등학생에게 “여기 정우 오빠, 오빠 해봐요”라고 했고 하 후보도 옆에서 “오빠”라고 하며 거들었다. 해당 장면이 알려지면서 '아동 성희롱'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아이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사과 이후에도 여성단체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5일 논평을 내고 “더불어민주당의 성인지적 관점의 부재에 대한 점검과 성찰을 촉구한다”며 “사회적 관계에서 '오빠'란 호칭은 한국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을 종속적 위치에 두는 남성 중심의 권력구조의 상징으로 비판받아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인 공적 공간에서 여성에게 '오빠'라고 부르라고 하는 것은 여성을 동등한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가부장적이고 친밀한 사적 관계로 두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성단체연합은 “더군다나 유세 현장은 유권자 시민과 후보자가 만나고, 후보자는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전달하는 공적 공간에서 미래세대이자 유권자 시민에게 '오빠'라고 불러보라고 한 발언은 성인지적 관점이 부재함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며 “그동안 성별, 나이로 인해 발생되는 위계적, 차별적 행위를 근절하려고 했던 우리 사회의 노력을 허무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성인지적 관점의 부재 인식하고 당내의 인식과 관행을 점검해야”
이들 단체는 정 대표와 하 후보의 사과에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정 대표와 하 후보는 “아이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에 대해 아이와 부모에게 송구하다”고 했다. 그러나 여성단체연합은 “논란과 비판의 중심에 선 것은 아이가 아니라 집권여당의 당대표와 민주당”이라며 “이 사과 역시 문제의 본질과 멀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대표는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발언의 문제를 직시하고, 공적 공간에서 정치인의 발언이 갖는 사회적 책임을 보다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며 “더불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민주당은 성인지적 관점의 부재를 분명히 인식하고, 당내의 인식과 관행을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4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도 <공직 후보의 언행, '의도'가 아니라 '성인지적 기준'으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논평을 내고 “자기를 기준으로 나이가 어린 여성을 '사적 관계의 위계' 안으로 편입시키려 하는 전형적인 가부장적 권위주의의 발현”이라며 “이러한 요구는 겉으로는 친근함을 가장하지만, 실제로는 상대에게 특정 관계를 수용하도록 압박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데 특히 미성년자나 사회적 약자의 경우, 이를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 자체가 이미 권력의 비대칭을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공적 관계에서의 언어는 개인적 습관이 아니라 정치적 메시지이며, 유권자를 동등한 시민으로 존중하는 최소한의 기준을 반영해야 한다”며 “여전히 사적 친밀성을 전제한 호칭을 요구하는 행태가 반복된다는 것은, 우리 정치가 얼마나 낡은 성인식에 머물러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는 후보의 정책뿐만 아니라 그가 가진 인권 의식과 성인지적 기준을 평가받는 자리”라며 “민주당은 이번 논란을 뼈아프게 직시하고, 구태의연한 성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후보들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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