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대신 주식"…어린이날 ‘투자 선물’ 확산
용돈 관리 넘어 자산 운용 공고
우량주 ‘삼성전자’ 독보적 1위
어린이 펀드→직접 투자로 변화
"장기 투자·분산 투자해야" 당부

국내 증시가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어린이날 선물 문화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장난감이나 용돈 대신 주식을 선물하는 '투자형 소비'가 확산되며, 미성년 자녀 명의 계좌를 활용한 자산 형성 움직임이 빠르게 늘고 있다. 부모 세대의 재테크 전략이 자녀 세대로까지 확장되면서 금융시장에도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는 모습이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달 사이 미성년자 계좌 개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10세 미만 어린이 계좌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올해 초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며, 단기간에 투자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10대 역시 계좌 개설 증가율이 100%를 웃돌며 전 연령대 가운데 높은 상승 흐름을 보였다. 단순 체험용 계좌를 넘어 실제 투자 목적의 계좌 개설이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계좌 증가와 함께 자금 규모도 커지고 있다. 미성년자 계좌의 평균 잔고가 1천만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단순 용돈 관리 계좌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자산 운용 수단으로 활용되는 흐름이 확인된다. 부모가 일정 금액을 초기 투자금으로 넣어주고 장기적으로 운용하는 방식이 확산되면서 '조기 투자' 개념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선물 종목에서도 시장 흐름이 그대로 반영된다. KB증권이 자사 고객이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를 통해 만 18세 이하 미성년 자녀에게 선물한 종목을 분석한 결과 거래건수 기준 삼성전자가 1위를 차지했다.
이번 분석 결과 전체 선물 거래 가운데 삼성전자 비중은 56.3%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올해 들어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지며 대표 우량주로서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2위 종목과의 격차도 크다. 기아가 6.5%로 뒤를 이었지만 삼성전자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어 카카오(6.1%), HLB(3.7%), 에코프로비엠(3.6%)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덕산테코피아(3.0%), DS단석(2.5%), POSCO홀딩스(2.1%) 등이 뒤를 이었다. 특정 대형주 중심의 투자 성향이 뚜렷하게 드러난 셈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보였는데 이는 주가 상승으로 1주당 가격이 크게 높아지면서 선물 접근성이 떨어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 방식 자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어린이 재테크 상품의 대표격이었던 어린이펀드는 점차 입지가 축소되는 분위기다. 최근 설정액이 감소세를 보이며 관심이 줄어든 반면, 개별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 등 직접 투자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시장 수익률 대비 낮은 성과와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 구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투자 트렌드를 넘어 금융 교육 방식의 전환으로도 해석된다. 과거에는 저축 중심의 금융 습관을 강조했다면, 최근에는 실제 시장 경험을 통해 투자 감각을 키우려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부모가 직접 종목을 선정해 자녀에게 설명하거나, 장기 투자 개념을 함께 학습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투자 확대 흐름 속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주식은 변동성이 큰 자산인 만큼 단기 수익에 집착할 경우 오히려 손실 경험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성년자 계좌는 장기 투자와 분산 투자 원칙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 선물 문의가 눈에 띄게 느는 등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자녀의 금융 이해도를 높이는 계기로 활용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증시 상황에 따라 수익률 변동이 큰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