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P4·P5 공사 재개로 훈풍…“매매·전세 문의 빗발”
전·월세 임대시장 빠르게 회복
투룸 월세 150만원대로 반등세
신도시 최종 3단계 개발 본격화
상반기 5000여가구 분양 예정
84㎡ 7억 거래 등 집값도 껑충

수도권 전철1호선 서정리역에서 서쪽 방향으로 5분가량 걸으면 학원과 은행, 상점, 병원이 건물을 빼곡하게 채운 상업지구를 만난다. 고덕로데오광장이다. 빌딩 건너 편으로는 지은 지 10년이 채 되지 않은 고층 신축 아파트가 즐비하고 깔끔하게 정비된 골목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찼다. 거리를 걷다보면 공사 중임을 알리는 가로막이나 높다란 타워크레인이 간혹 눈에 띄어 여전히 개발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지만 잘 구획된 도로와 시설에서 신도시 특유의 쾌적함과 활기가 느껴졌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위치해 ‘삼성의 도시’로 불리는 곳이자 경기 남부의 광역중심도시로 성장 중인 경기 평택시 고덕국제신도시에 대한 첫 인상이다.

2012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입주가 공식화되며 첫 삽을 뜨기 시작한 고덕국제신도시는 1·2단계 조성을 거치며 아파트와 상권, 학교와 공원·문화시설 등을 한 겹씩 쌓아왔다. 2017년 P1 라인에서 반도체 생산을 시작하고, 2019년 아파트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무렵에는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역 부동산 시장이 크게 들썩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22년 부동산 경기 침체와 맞물려 반도체 업황 부진이 예고되면서 고덕신도시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2024년 1월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 P4·P5 공사를 중단하면서 수천 명의 건설 근로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고 지역 경제도 큰 타격을 입었다.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직원들의 정주 수요를 기대하며 쏟아냈던 아파트 분양 역시 ‘공급 과잉’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미분양이 쌓이고 집값이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졌다.
5일 찾은 고덕국제신도시의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며 한껏 기대에 부푼 모습이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평택캠퍼스 공사가 재개되면서 근로자들이 돌아왔고 전월세 임대 시장이 빠르게 회복 중이기 때문이다. 고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공사 현장과 가까운 투룸 월세가 한때 170만~180만 원까지 갔었다가 공사 중단으로 반토막이 났지만 지금은 다시 140만~150만 원대로 회복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아파트 전세·매매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데 서울만큼은 아니더라도 고덕도 전세는 품귀”라며 “주변에 상주해야 하는 협력업체 직원들의 문의가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 고덕동 일대에는 ASML과 도쿄일렉트론, 램리서치 등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 사무소는 물론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자리잡고 있다.
신도시 완성의 마지막 단추가 될 3단계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올 상반기 중 5000여 가구가 신규 분양하는 가운데 해당 단지들이 입주하는 2028년부터 2030년까지 신도시 인프라가 대부분 완성된다. 평택박물관·중앙도서관 등 문화시설이 2028년까지 순차 개관하고, 평택시청 신청사 등 여러 행정기관들도 이전을 마무리하고 입주를 시작한다. 도시를 순환하는 BRT(간선급행버스체계)가 개통돼 출퇴근 교통난도 해소해줄 전망이다. SRT로 수서역까지 20분이면 닿는 평택지제역에 GTX A·C와 수원발 KTX 노선이 추가로 들어서는 점도 호재다.
전문가들은 신규 분양 아파트가 지역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가능성도 점친다. 12일 청약을 받는 ‘수자인 풍경채 1·2단지’의 경우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5억 원 초중반대로 책정됐다. 2개 블록 총 1126가구로 조성되는 대단지 아파트로 서정리역은 물론 민세초·중·송탄고 등이 가까운 입지적 장점도 갖췄다. 분양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덕국제신도시는 평택 내에서도 신도시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생활권이자 선호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라며 “경기 남부권은 물론 중서부권까지 아우르는 자족도시의 신축 아파트 가격으로는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집값도 완만한 회복세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고덕신도시 첫 입주 단지로 7년차를 맞는 ‘고덕국제신도시파라곤’ 84㎡ 주택형은 지난해 6억 원 선까지 실거래가가 하락했지만 현재는 6억 5000만 원선으로 호가가 회복됐다. 2단계 분양 단지였던 ‘제일풍경채2차에듀·센텀3차’ 84㎡ 역시 6억 원 초반까지 내렸던 집값이 3월 7억 원선에 실거래됐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2021년 9억 8000만 원까지 올랐던 가격과 비교해서는 크게 하락한 수준이지만 분양가(4억~4억 원 중반) 보다는 올라 대부분 시세 차익을 얻었다”며 “타 지역은 몰라도 평택에서는 고덕국제신도시의 신규 분양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귀띔했다.
평택=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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