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패키징으로 글로벌 후공정 톱5 목표

이윤식 기자(leeyunsik@mk.co.kr) 2026. 5. 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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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마이크론 아산공장
반도체 후공정 韓 1위 업체
전세계 AI 반도체 수요 늘며
전력 손실·발열 최소화하는
최첨단 기술 확보 사활걸어
작년 1조5344억 최대 매출

"반도체 패키징의 핵심은 전기적 연결입니다. 우리 공장은 이를 위해 플립칩 라인과 와이어 본딩 라인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최근 찾은 충남 아산시 음봉면 하나마이크론 공장에서 만난 기술 담당자는 클린룸 내 패키징 설비를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하나마이크론(회장 최창호)은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를 수행하는 국내 1위 반도체 후공정(OSAT) 기업이다. 아산공장은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를, 베트남 박장성 공장은 SK하이닉스 메모리반도체 를 중심으로 패키징이 이뤄진다.

패키징 공정은 통상 △웨이퍼 가공 △칩 부착 △전기적 연결 △몰딩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회로가 형성된 웨이퍼 뒷면을 얇게 갈아낸 뒤 개별 칩으로 분리하고 이를 인쇄회로기판(PCB) 위에 부착한 후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후 외부 충격으로부터 칩을 보호하기 위해 에폭시 몰딩 콤파운드(EMC)와 같은 특수소재로 밀봉하는 과정을 거친다.

전기적 연결 공정에서 가장 대중적인 방식인 '와이어 본딩'은 금선(金線)을 이용해 칩과 기판을 잇는 공정이다. 재봉틀을 닮은 장비가 금선을 실처럼 박음질하듯 칩과 PCB를 연결하는데, 장비에 설치된 현미경을 통해 육안으로도 정밀하게 연결된 금선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성능 패키징 방식인 '플립칩'은 칩을 기판에 직접 붙이는 방식이다. 칩 표면에 형성된 미세한 돌기(솔더 범프)가 기판과 직접 맞닿아 신호를 주고받는다. 신호 이동 거리가 짧아 처리 속도가 빠르고, 전력 손실과 발열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반도체 후공정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칩 간 연결 효율과 전력 소모, 발열 관리가 전체 시스템 성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수혜 업체인 하나마이크론은 지난해(연결기준) 매출액 1조5344억원과 영업이익 1277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각각 22.7%, 19.6%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사업 구조 재편에도 나서고 있다. 기존 캐시카우인 메모리반도체 부문에 대해서는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팹리스·시스템반도체 부문을 신사업으로 키우는 중이다.

삼성전자 물량을 소화하는 아산공장의 경우 실제로 주력인 메모리반도체와 함께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도 유의미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팹리스의 시스템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물량이 크게 늘어난 점 등을 주목한다.

SK하이닉스 메모리반도체 후공정을 맡는 베트남 박장성 공장에서는 DDR5,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DDR5는 범용 D램 중 최상단 모델로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AI서버 등에 주로 쓰인다.

다만 글로벌 OSAT 시장 내 경쟁 구도를 보면 과제도 명확하다. 현재 시장은 대만 ASE, 미국 앰코, 중국 JCET가 '3강' 체제를 굳히고 있다. 이들은 시스템반도체 고객사를 기반으로 첨단 패키징 기술을 선제적으로 상용화했다. 여기에 파운드리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핵심 패키징 공정 개발에도 뛰어들고 있다.

하나마이크론은 글로벌 OSAT 중 8위 수준으로, 2030년 톱5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첨단 공정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비를 2023년 300억원에서 지난해 489억원으로 늘리고 3D 패키징 등 신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하나마이크론은 일단 2.5D 패키징 기술 개발을 올해 말까지 완료하고 내년 이후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5D 패키징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를 연결하는 패키징 기술로, 패키징 비용을 대폭 낮추는 동시에 신호 전달, 전원 분배 등 전기적 특성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이미 자체적으로 첨단 패키징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하나마이크론이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은 파운드리 기업이 혼자 소화할 수 없는 고부가가치 패키징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김동현 하나마이크론 부사장은 "패키지 크기가 큰 라지 보디와 첨단 패키징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했다.

[아산 이윤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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