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30년 고인물의 직격탄 "한미 금리차, 환율에 영향 없다"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워싱턴=이상은 2026. 5. 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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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오일쇼크에 비해 이란 전쟁은 세계 경제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약 30년간 IMF와 민간은행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하다 지난 3월 퇴직한 이재우 전 국제통화기금(IMF) 조사부 부국장은 최근 워싱턴DC에서 한국경제신문 등과 만나 이번 전쟁의 여파에 관해 이같이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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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지위 대체할 다른 통화 없어
이란전, 70년대 오일쇼크보다 악영향
이재우 전 IMF 부국장.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1970년대 오일쇼크에 비해 이란 전쟁은 세계 경제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약 30년간 IMF와 민간은행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하다 지난 3월 퇴직한 이재우 전 국제통화기금(IMF) 조사부 부국장은 최근 워싱턴DC에서 한국경제신문 등과 만나 이번 전쟁의 여파에 관해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과거 오일쇼크 때는 산유국이 유가 상승으로 수혜를 봤고, 늘어난 이익으로 다른 나라에 돈을 빌려주기도 하는 등 전반적인 국제 금융여건이 완화되는 데 기여했다”면서 “지금은 산유국이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볼 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 나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부국장은 올해 내내 고유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가 기대하는 수준까지 이란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경우 양측이 타협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각종 정책과 ‘페트로달러’ 역할의 감소가 달러의 위상을 약화시킬 것인가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다. 그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커지고, 안보 분야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은 달러를 약화시키는 요인이지만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을 대체할 다른 통화가 마땅치 않다”고 했다. “각국 외환보유고에서 미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보다 줄었지만 유로화나 위안화가 아니라 호주달러, 캐나다달러 등 미국과 가까운 국가의 통화로 다변화된 영향이 컸다”고 그는 분석했다.

그는 “유로화는 유로존 국가 간 재정 통합이 되지 않은 한계가 있고, 위안화는 중국 자본시장 자유화가 이뤄지고 나서야 기축통화 지위를 넘볼 기반을 갖추게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5년 내 달러가 기축통화에서 밀려날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이재우 전 IMF 부국장.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무역적자 완화를 위해 달러의 기축통화 역할을 희생할 필요도 없다고 봤다. 이 전 부국장은 “달러를 푸는 대가로 상품을 받지 않고 해당 국가의 자산을 받으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예컨대 미국이 한국 상품을 수입하는 대신 한국 내 부동산이나 한국 기업의 주식을 취득하면 미국의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무역적자 제로(0)'라는 것이 실제 추진되는 목표라기보다는 다른 나라에 대한 협상 카드인 측면이 강하다면서 이런 움직임은 정치적으로 늘 있었다고 말했다. "무역의 좋은 점은 그 나라에서 (같은 비용으로) 생산할 수 없는 것을 가져오는 수입이라고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언급한 적 있지만 일반적으로 유권자들에게 잘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운 이야기"라고 했다. 

한미 양국 간 정책금리 차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했다. 그는 “환율을 결정하는 지배적인 요인은 국제 자본시장의 흐름”이라면서 국가 간 금리 차가 환율로 보정된다는 ‘이자율 평형’ 이론이 실증 연구에서 입증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국 내에서 한국은행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과도하게 평가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 전 부국장은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을 지낸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직위에 이른 한국인이다. 1992년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캘리포니아주립대(UC)어바인에서 조교수로 일하다 한국 외환위기를 계기로 IMF에 지원, 합류했다. 스리랑카에 IMF 대표단장으로 파견되는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다. 

그는 IMF의 가장 독특한 역할로 구제금융을 꼽았다. 세계은행(WB) 등에 있는 각종 대출 기능은 민간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별로 시행되기 때문에, 국가 전체를 상대로 하는 구제금융이라는 역할은 오직 IMF만의 것이라는 뜻이다. 이 전 부국장은 "한국의 외환위기는 자본시장의 위기였기 때문에 처음에 돈을 확 부으면 안정될 수 있었는데 당시에는 그런 개념이 거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2011년부터 5년 동안 IMF를 떠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한국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서울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이 전 부국장은 "시장에 더 가까운 쪽으로 커리어를 바꿔보려고 했는데 급여는 더 많았지만 IMF에서 팀을 꾸려서 여러 나라 업무를 해 보는 것이 더 좋아서 돌아왔다"고 회고했다. 이 전 부국장은 "IMF 내에서도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바뀌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면서 "올 하반기에는 서울에 머물면서 한국에 기여할 일을 찾아볼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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