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물리치료사?…의사 ‘지도’ 뺀 의료기사법 개정안에 의료계 극렬 반발

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가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집에 찾아가 방문 재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정치권에서 추진하자,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개정안은 통합 돌봄 정책에 맞춰 재택 의료를 확대하자는 취지인데, 의료계는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의료계 안팎에선 진료 지원(PA) 간호사가 독자적으로 골수 채취와 피부 봉합, 진단서 초안 작성 등을 할 수 있도록 한 간호법에 이어 의료기사법까지 통과되면 의사들의 입지가 더 좁아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5일 국회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의료기사법 개정안은 당초 지난달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에 상정될 예정이었으나 여야 합의 불발로 안건에서 제외됐다. 이 법안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 등 여야 의원 34명이 공동 발의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물리치료사·치위생사·방사선사 등 의료기사는 의사의 ‘지도’에 따라 업무를 수행해야 하고, 독자적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 때문에 해당 조항을 ‘지도 또는 처방·의뢰’로 고쳐 의사가 처방을 내린 경우 의료기사가 방문해 재활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개정안의 주요 내용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물리치료사 9만4000여 명을 포함한 의료기사 40만명(2024년 기준)이 병원 밖에서도 재활 치료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의료기사의 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법안은 21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으나 심의가 이뤄지지 않고 폐기됐었다.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의료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아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 등은 지난달 27일 남인순 의원의 지역구 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 철회를 촉구했다. 인천시의사회는 “몰지각한 국회의원들 때문에 ‘물리치료 삼촌’ ‘치위생사 이모’ 등이 생겨날 수도 있다”고 했다.
장애인·노인·환자 단체는 의료계 반발을 ‘직역 이기주의’라고 비판했다. 대한의료기사단체총연합회는 “의협이 모든 의료 행위가 반드시 의사의 ‘지도’ 아래에서만 이뤄져야 한다는 시대착오적인 잣대로 국민의 선택권을 제약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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