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한류-한때의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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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류가 얼마나 가겠어? 잠깐 반짝할 때 바짝 많이 벌어놔야 해." "걱정이야. 이러다 곧 시들고 말 건데." 몇 년 전만 해도 주위 사람들이 모이면 이구동성으로 한류의 끝에 대해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우리 안에 흐르는 이 위대한 샘물이 어떻게 하면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거대한 강줄기가 될 수 있을지, 그 길을 생각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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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류가 얼마나 가겠어? 잠깐 반짝할 때 바짝 많이 벌어놔야 해." "걱정이야. 이러다 곧 시들고 말 건데." 몇 년 전만 해도 주위 사람들이 모이면 이구동성으로 한류의 끝에 대해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다. 이제 대화의 분위기가 바뀌어가고 있다. "뭐야, 정말 우리가 이 정도라고?" "대단한데? 이게 가능하다는 거지?"
"왜 세계는 이렇게 한국에 관심과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질문에 선뜻 답하기 힘들었다. 2017년 방탄소년단(BTS)이 빌보드 차트를 흔들고, 2019년 영화 '기생충'이 칸과 아카데미를 점령했을 때도 우리는 설렘 한편에 의구심을 품고 있었고 운 좋게 터진 '한때의 유행'인지, 아니면 지속 가능한 '현상'인지 확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어렴풋이 깨닫기 시작했다. 우리가 마주한 한류는 비 온 뒤에 운 좋게 발견한 우물이 아니라 땅 밑 깊은 곳에서 쉼 없이 솟아나는 '샘물'이며, 한 번의 발견으로 일확천금을 벌어주는 '광산'이 아니라 산맥을 관통해 거대하게 뻗어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금맥'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나의 이 생각은 내가 일하고 있는 '북촌'의 거리에서 가장 먼저 감지된다. 과거 깃발을 쫓아 줄지어 찾아오던 해외 단체 관광객의 자리는 점차 자신의 취향을 찾아 나선 개별 여행객으로 채워지고 있다. 커플과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아지고 있고, 지도와 휴대폰을 번갈아 보며 자신이 찾고 싶은 목적지를 향해 가는 외국인들도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일본, 중국 등 특정 아시아 관광객이 주로 왔는데 현재는 미국과 유럽을 넘어 중동과 남미에서도 북촌을 찾아오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관람'하러 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콘텐츠를 찾고 이곳에서의 삶을 동경하며 단기 체류를 넘어 정주를 고민하기도 한다. 한국이 잠시 들러 구경하는 '관광지'에서 닮고 싶은 '라이프스타일의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굿즈, 이른바 '뮷즈(MU:DS)' 열풍이 불고 있다. 전통 문양을 재해석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나 자개 소품에 MZ세대와 외국인들이 열광하는 현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단순히 기념품을 사는 행위가 아니라 한국의 '헤리티지'를 소유하고 일상으로 끌어들이려는 욕구의 분출이다. 일반 호텔이 아닌 한국의 전통 가옥 양식인 한옥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한국인의 삶의 양식과 생활을 체험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이 많아지고 있다.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한국만의 차별화된 공간 속에서 한국 콘텐츠에 몰입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을 보면 이제 한옥스테이는 단순한 숙박 공간이 아닌 한국 문화와 브랜드를 깊이 있게 체험하고 글로벌 공감대와 유대감을 넓혀가는 사적 문화 플랫폼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는 지금 한국 문화라는 거대한 금맥의 줄기를 발견한 융성기의 초입에 서 있다. 우물물이 마를까 걱정하며 하늘을 바라보던 시대는 잊어버리자. 이제는 우리 안에 흐르는 이 위대한 샘물이 어떻게 하면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거대한 강줄기가 될 수 있을지, 그 길을 생각해야 할 때다.
[박현구 노스텔지어 한옥호텔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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