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선거를 ‘양당 독식’ 선거제 종식하는 계기로

이재훈 기자 2026. 5. 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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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가 배달될 즈음 6·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다.

이번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이자 윤석열 탄핵 뒤 처음 치르는 전국 단위 선거다.

두 가지 쟁점을 종합해 이번 선거로 '극우가 된 보수'는 퇴출돼야 하고, 앞으로 이재명 정부의 중도화·주류화 정치의 견제 세력은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에서 나와야 한다"(강병한)는 주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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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4월29일 청와대에서 비교섭단체 및 무소속 의원들과 오찬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호가 배달될 즈음 6·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다. 이번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이자 윤석열 탄핵 뒤 처음 치르는 전국 단위 선거다. 재보궐선거도 14곳에서 열려 ‘미니 총선’이라 불린다. 민심의 향방과 함께 2020년대 후반기 한국 정치가 나아갈 방향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의 첫 번째 쟁점은 국민의힘이 어디까지 몰락할 것인가다.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은 15%(전국지표조사 2026년 4월4주차)까지 내려갔다. 장동혁 대표는 리더십을 잃었고,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당을 버렸다. 그런데 문제는 장동혁 대표만이 아니다. 이 당 전체가 존재 이유를 상실했다. 윤석열이 일으킨 내란을 옹호하는 의원과 지지층이 주류가 돼버린 정당에 민주주의의 핵심 수단인 선거를 통해 시민의 선택을 받을 자격 같은 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이 연명하는 마지막 도구인 ‘거대 양당 체제’를 해체해야 하는 이유다.

두 번째 쟁점은 이재명 대통령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확인될 것인가다.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69%(같은 전국지표조사)까지 치솟았다. 이는 이 대통령이 인공지능과 반도체를 앞세운 성장 전략으로 주식시장을 부양하면서 얻은 일 잘하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국민의힘이 버린 중도·보수층까지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에서마저 “재며(이재명)이가 일 하나는 잘하는 거 맞잖아”라는 말이 나온다.

정치평론가 김민하의 분석에 의하면,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더불어민주당은 중도보수 정당”이라 선언하고 집권한 이후 꾸준히 중도화·주류화 정치를 펼쳤다. 기득권 세력에 저항하던 기존 반보수·반재벌 담론의 비주류 정치에서 시장과 중산층, 보수층도 수용 가능한 성장·실용 노선을 앞세운 주류 정치로 민주당의 전략적 지위를 이동시키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런 방향성이 읽히는 후보들이 있다.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 공천된 새누리당 출신 김용남 전 의원, 하남갑 보궐선거에 공천된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울산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출신 김상욱 의원 등이 그렇다. 김민하는 이를 두고 “이번 선거는 이 대통령의 ‘중도보수 선언’ 이후 민주당이 실제 선거에서 어떻게 운동장을 넓게 쓰는 일이 가능할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이번호 이슈)

두 가지 쟁점을 종합해 이번 선거로 ‘극우가 된 보수’는 퇴출돼야 하고, 앞으로 이재명 정부의 중도화·주류화 정치의 견제 세력은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에서 나와야 한다”(강병한)는 주장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성장과 실용 노선을 바탕으로 오른쪽으로 질주할수록 외면받을 가능성이 큰 불평등과 차별 해소, 기후정의 등을 맡을 진보정치 세력의 정치 진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번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엔 정작 공백 상태에 있는 진보정치를 포함한 한국 정치의 재구성을 논할 자리가 없다는 점이다. 승자독식 소선거구제를 바탕으로 한 현행 선거제도는 여전히 국민의힘을 포함한 거대 양당에 유리하다. 결선투표제마저 없으니 난립한 군소정당 후보들도 결국 후보단일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선거제도는 이제 없애버려야 하지 않을까. 다가오는 선거가 이 점을 깨닫는 마지막 선거가 됐으면 좋겠다.

이재훈 편집장 nang@hani.co.kr

*‘만리재에서’는 편집장이 쓰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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