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보고] EU 동물 복지 정책 후퇴…농정 기조 전환 가시화

이상주(프랑스 특파원) 기자 2026. 5. 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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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의 동물복지 강화 정책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동물 복지 정책이 후퇴하면서 농가 비용 부담이 완화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EU 농산물의 친환경 이미지가 약화하고 시장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환경 정책과 농가 생존 문제 간 균형이 향후 농정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며 "이번 사례가 EU 농정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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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지 사육 금지 등 동물 복지 입법 지지부진
유럽 동물권 단체 “EU, 구체적 일정 제시해야”
후퇴 요인은 농민 반발…‘생산비’ ‘환경 규제’ 이중고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클립아트코리아

유럽연합(EU)의 동물복지 강화 정책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환경 정책에 힘써온 유럽이 다시 생산력 강화로 농정 방향을 전환하는 모양새다.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Le Monde)’에 따르면 최근 EU가 추진하는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Fork)’ 전략의 핵심 요소로 꼽히던 동물복지 개혁안이 대부분 입법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정체 상태에 빠졌다. ‘농장에서 식탁까지’ 전략은 농축산물의 생산·가공·유통·소비·폐기 전 과정을 친환경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당초 EU는 전략 달성을 위해 케이지 사육 폐지나 동물 운송 기준 강화 등 강도 높은 규제를 추진했지만, 현재까지 실질적으로 진전된 것은 일부 운송 규제에 그쳤다. 이에 유럽의 동물권 단체인 ‘Eurogroup for Animals’는 3월 “EU 집행위원회가 2023년까지 케이지 사육을 금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집행위원회는 약속을 어긴 것에 책임을 지고, 케이지 사육 금지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정책 후퇴의 가장 큰 배경은 농민 반발이다. 최근 유럽 전역에서 생산비가 급등하면서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것에 대해 농민들의 불만이 확대됐다. 여기에 2024년 유럽의회 선거 이후 산업 보호를 중시하는 정책 기조가 강화되며 친환경 정책 추진 동력이 약해지기도 했다.

이처럼 동물 복지 정책이 후퇴하면서 농가 비용 부담이 완화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EU 농산물의 친환경 이미지가 약화하고 시장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환경 정책과 농가 생존 문제 간 균형이 향후 농정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며 “이번 사례가 EU 농정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리(프랑스)=이상주 특파원 leesangju@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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