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어킹 5000마리가 한강공원에…200대 1 경쟁률 뚫은 ‘특별한 진화’ [르포]

이가람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r2ver@mk.co.kr) 2026. 5. 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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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포켓몬 런’ 행사에
갤럭시S26 시리즈 구매자 초대
할인 경쟁 대신 고객 경험 강화
포켓몬코리아와 SK텔레콤이 5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뚝섬한강공원에서 ‘포켓몬 런 2026 인(in) 서울’ 행사를 개최했다. [SK텔레콤]
“피켓팅에 참전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 100명 중 1명이거든요. 8㎞를 뛰려고 틈틈이 연습했는데, 피카츄 인형 모양 메달의 퀄리티와 트랙 위에서 어떤 포켓몬을 만나게 될지가 더 궁금합니다.”

SK텔레콤이 포켓몬과 손잡고 체험형 마케팅에 나섰다. 단말기 보조금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희소한 경험을 제공하며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려는 포석이다. 통신시장의 승부처가 ‘쩐의 전쟁’에서 ‘경험 경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5일 매경AX가 찾은 서울 광진구 자양동 뚝섬한강공원은 거대한 포켓몬스터 테마파크였다. 초대형 피카츄 인형이 발걸음을 붙들고, 잉어킹 주제가가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로켓단이 무대에서 안전 수칙을 안내하고, 행사장을 누비는 드론은 고라파덕이나 리자몽으로 분장한 아이들의 모습을 전광판에 송출했다. 연인·친구 또는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잉어킹 모자를 눌러쓰고 운동복을 착용한 채 삼삼오오 모여서 몸을 풀고 있었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음성과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포켓몬 런 참가자들이 마라톤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이가람 기자]
알고 보니 어린이날을 기념해 포켓몬코리아가 주최하고 SK텔레콤이 메인스폰서로 참여한 ‘포켓몬 런 2026 인(in) 서울’ 행사 장소였다. 포켓몬 런은 5㎞와 8㎞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한강변 러닝 코스를 완주하는 마라톤 이벤트다. 별도의 기록을 측정하지 않는 비경쟁 성격이다. 처음에는 나약하고 서툴러도 결국에는 갸라도스로 진화해 강해진다는 잉어킹의 서사를 차용해, 5000명의 참가자가 잉어킹으로 스타트라인을 출발하지만 피니시라인을 통과하면 갸라도스가 된다는 콘셉트도 호평이었다.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지식재산권(IP) 포켓몬의 응원을 받으며 달리고 인증샷을 남기는 묘미도 상당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포켓몬의 IP 누적 수익은 921억달러(약 136조원)로 선두다. 디즈니의 미키마우스(705억달러)와 스타워즈(656억달러), 해리포터(308억달러) 등을 넘어섰다.

SK텔레콤, 삼성전자, 현대차, 유니클로를 비롯한 국내외 20여개 파트너사들도 부스를 꾸리고 미니 게임과 굿즈 증정, 미션 도전, 포토 타임, 경품 추첨 등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제공하며 참가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추억을 자극했다.

군무를 추고 있는 피카츄들. [포켓몬코리아]
특히 SK텔레콤은 ‘포켓몬 런 트레이닝 센터’라는 이름으로 부스를 세웠다. 트레이닝 센터가 포켓몬의 상태를 확인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장소인 만큼 참가자들도 전투력을 담아낸 나만의 도감을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신형 웨어러블기기 갤럭시 워치 체험 기회를 마련했다. 마라톤 참가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심박수, 페이스, 칼로리 파악이 가능한 갤럭시 워치를 대여해 줬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갤럭시 S26 시리즈 사전 예약자를 대상으로 포켓몬 런 티켓을 추첨 지급했다. 총 100장의 티켓이 주인을 찾아갔다. 경쟁률은 200대 1에 육박했다. 20대와 40대의 응모율이 독보적이었다. 포켓몬 런 티켓이 정식 예매 오픈 30분 만에 매진된 것과 더불어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티켓과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스타 셰프 레스토랑 식사권 등을 내걸었다. 하나같이 치열한 예약 전쟁이 벌어지는 곳들이었다.

포켓몬 런 티켓에 당첨된 SK텔레콤 가입자 A씨는 “올해로 15년째 SK텔레콤을 이용 중인데 휴대폰 교체를 고민하던 차에 포켓몬 런 티켓을 주는 사전예약 이벤트가 있다기에 바로 신청했다”라며 “아이들에게 당첨 소식을 전하니 너무 좋아했고, 주변에서도 진작 매진돼 구하기 어려운 티켓이라고 부러워했다”고 말했다.

[이가람 기자]
통신사 마케팅의 전장이 영업점 테이블이 아니라 이용자 일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과거에는 단말기 지원금을 공격적으로 지급하거나 사은품을 긁어모으는 출혈 경쟁이 가입자 유치의 핵심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통신시장이 포화 단계에 이르고 소비자의 서비스 선택 기준이 달라지면서 마케팅 전략도 수정이 필요해졌다고 판단해서다.

이에 SK텔레콤도 소비자가 상품 자체보다 취향의 가치를 중시하는 흐름 속에서 브랜드 경험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동통신 인프라를 운영하는 기업이라는 기능적 이미지 대신 즐거운 경험으로 이끌어 준 기업이라는 감성적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 장기 고객 충성을 극대화하고 미래 고객을 선점할 가능성이 큰데다가 현장에서 촬영된 사진과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되면서 자연스러운 온라인 홍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김인성 SK텔레콤 세일즈앤마케팅 혁신팀장은 “SK텔레콤을 선택한 고객들에게 금액으로 환산하기 힘든 특별한 경험을 선물해 드리고 싶었다”라며 “단말기 보조금이나 새로운 요금제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운 환경이 된 만큼, 그 시기나 그 시간에만 경험할 수 있는 ‘제철 행사’를 꾸준히 기획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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