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 국민의힘 거창군수 경선…법원 결정에 지역 정가 ‘요동’
재경선·전략공천·무공천론까지 솔솔

6.3 지방선거를 불과 한 달여 앞두고 법원이 국민의힘 거창군수 후보 경선 효력을 정지시키면서 거창 지역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후보 등록일을 10일 남겨둔 시점에서 공천 결과가 무효화됨에 따라 지역 정가에서는 재경선에 전략공천, 무공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창원지방법원 민사21부(장수영 수석부장판사)는 4일 이홍기·최기봉 예비후보가 제기한 '거창군수 경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국민의힘 경남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당원명부 유출 의혹을 이유로 특정 후보들을 배제하고 진행한 2인 재경선이 '객관적 합리성과 타당성을 잃은 행위'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로써 재경선에서 승리한 구인모 예비후보의 공천 효력은 즉각 정지됐다.
가처분 신청을 냈던 이홍기·최기봉 예비후보 측은 사법 정의가 실현됐다는 입장이다. 이홍기 예비후보 측은 "당원명부 유출이라는 불명확한 근거로 후보를 배제한 공관위 결정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증명된 것"이라고 강조했고, 최기봉 예비후보 측은 "법원 판단이 내려진 만큼 경남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더 이상의 지연이나 회피 없이 공정한 경선 절차를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인모 예비후보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선거운동본부 관계자는 "당원명부 유출 의혹의 실체가 드러났는데도 법원에서 경선 효력을 정지한 저의를 모르겠다"며 "상황을 지켜본 뒤 대응 방법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일수 예비후보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그는 "당 조치를 기다려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군민께 혼란을 끼친 점이 무엇보다 송구하다"고 말했다.
경선에 나섰던 후보들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한 채 도당과 중앙당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후보 등록일을 10일 남겨둔 시점에서 공천 과정이 어떻게 흘러갈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선거 전략 수립에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도당이 법원 취지를 반영해 경선 구도를 다시 짜거나, 최악의 경우 중앙당이 개입해 전략 공천을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특히, 본선 후보 등록일(5월 14~15일)까지 남은 시간이 촉박해 물리적으로 4인 경선을 다시 치르기 어렵다며 무공천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예비후보들의 피 말리는 경쟁과는 달리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반복되는 경선 잡음과 법정 공방에 정치적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거창읍에 사는 주민 ㄱ 씨는 "누가 후보가 되든 경선 과정이 이렇게 시끄러워서야 본선에서 힘을 받을 수 있겠느냐"며 "정치적 피로감이 극에 달해 투표할 마음조차 사라진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주민 ㄴ 씨도 "경선 결과가 뒤집히고 또 법원까지 가는 걸 보면서 참담함을 느낀다.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이라는 오만함이 이번 사태를 부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김태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