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만 하고 손 놨다” 아산시, 독성 폐기물 반출에도 ‘무대응’ 논란

정재신 기자 2026. 5. 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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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철도관리공단 관리 책임 도마…“누가 책임지나” 비판 고조
발주처 ·시공사·지자체 모두 ‘책임 회피’…관리·감독 총체적 부실

[충청타임즈] 평택~오송 고속철도 2복선화 사업 현장에서 독성 물질이 포함된 암석(발파암)이 사실상 무방비로 반출되고 있음에도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충남 아산시가 실질적 제재 없이 상황을 방치하고 있어 '직무 유기' 수준의 행정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본보 3월26일자, 4월17일자 보도)

오는 2028년 말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인 해당 사업은 기존 왕복 2선을 4선으로 확장하는 국가 핵심 교통망 사업이다. 발주처는 국가철도공단이며, 시공은 SK에코플랜트(2공구)와 동부건설(4공구)이 맡고 있다. 반출되는 암석만 2공구 약 170만㎥, 4공구 약 115만㎥에 이르는 대규모 물량이다.

그러나 터널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발파암에는 숏크리트 등 건설폐기물이 다량 혼입된 채 외부로 반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사 측은 수차례 개선을 약속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숏크리트가 덕지덕지 붙은 암석이 그대로 골재 파쇄장으로 반출되고 있고, 폐도폭선 등 분리 가능한 폐기물조차 선별되지 않은 채 유통되고 있다.

숏크리트는 시멘트, 급결경화제, 강섬유 등 화학 물질이 포함된 공사 자재로, 관련 법령에 따라 반드시 선별 분리 후 처리해야 하는 대표적 건설폐기물이다. 

특히 자연 토석과 혼합돼 분리가 어려울 경우 전량을 건설폐기물로 처리하도록 환경부 지침에 명시돼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지난달 관계기관 합동 점검 당시 리트머스 시험지 검사에서 강한 알칼리성 반응이 확인되며 유해성까지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출은 중단되지 않았다.

아산시는 지난 3월 공문을 통해 분리배출 원칙 준수와 미이행 시 법적 불이익 가능성을 경고했지만, 이후 이행 여부에 대한 점검이나 과태료 부과, 반출 중지 명령 등 어떠한 실질적 행정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경고만 하고 손을 놓은 셈'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타 지자체와 비교하면 더욱 도드라진다. 충북 충주시는 유사 사례에서 건설사에 전량 수거를 명령했고, 법원 역시 일부 불법 매립을 인정했다. 경기 화성시 또한 철도 공사 폐기물 관리 부실에 대해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 반면 아산시는 명백한 문제 확인 이후에도 '지켜보겠다'는 입장에 머물고 있다.

지역에서는 "독성 폐기물이 섞인 암석이 그대로 유통되는 상황에서 행정이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대규모 국가사업이라는 이유로 눈치를 보며 책임을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시 관계자는 "개선 재요구와 추가 현장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고문변호사 자문을 통해 암석 반출 중지 등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수차례 개선 약속이 이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토' 수준의 대응으로는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산 정재신기자 jjs3580@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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