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도심 뒤덮은 ‘이팝나무 눈꽃’…관광 동선 확장에 상권 활기
체류형 관광 효과 기대 속 교통·안전 관리 과제

경주 대릉원 돌담길과 계림로 일대가 5월의 이례적인 '눈꽃'으로 뒤덮였다. 시가지 곳곳에 식재된 이팝나무가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리며 도심 전체가 백색 물결로 변모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계절 변화를 넘어, 황리단길에 집중됐던 관광 동선을 도심 전역으로 확장하며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5일 경주시에 따르면 대릉원에서 계림로로 이어지는 가로수길의 이팝나무가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절정에 달했다. 쌀밥을 닮아 풍요를 상징하는 이팝나무 꽃은 푸른 잎사귀와 대비되며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카메라를 든 관광객들과 인근 주민들이 몰리며 일대 보행량은 평소 대비 30% 이상 급증했다.
현장에서 만난 관광객 이모(대구) 씨는 "벚꽃이 진 아쉬움을 이팝나무가 달래주는 것 같다"며 "고즈넉한 돌담길과 하얀 꽃터널이 어우러진 풍경은 경주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라고 밝혔다.
이팝나무 개화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되며 경주의 '봄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자연 경관의 자산화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한다. 관광객이 대릉원 주변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인근 식당과 카페의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는 "꽃을 보기 위해 찾아온 외지인들이 주변 전통시장까지 유입되는 효과가 크다"면서도 "다만 일시적인 인파 쏠림에 따른 교통 혼잡과 보행자 안전 관리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주시는 이번 개화기를 기점으로 대릉원, 황리단길, 첨성대를 잇는 도보 관광 코스를 더욱 체계화할 방침이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도심 녹지의 공익적 가치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계기로 삼겠다는 취지다.
최혁준 경주시장 권한대행은 "이팝나무가 선사하는 화려한 경관은 도심의 가치를 높이는 소중한 자원"이라며 "관광객들이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경주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쾌적한 보행 환경 조성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