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 오징어 ‘바가지’ 논란 확산…현지 “현실 무시한 왜곡 보도” 반발

박재형 기자 2026. 5. 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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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획량 90% 급감·수작업 공정…가격 상승 불가피 구조
“유통 최소화한 적정가” 강조…관광 이미지 타격 우려
▲ 울릉도 오징어

최근 유튜브 영상을 인용한 일부 언론 보도로 촉발된 울릉도 마른오징어 '바가지' 논란이 확산되면서, 현지 어민과 상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단순 가격 비교만으로 울릉도 특산품의 가치를 폄훼하고 지역경제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전국 다수 언론은 최근 한 유튜브 채널 영상을 근거로 울릉도 오징어 가격을 온라인 판매가와 비교하며 '과도한 가격'이라는 프레임을 씌웠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실정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 보도"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울릉도산 마른오징어는 당일 잡은 신선한 오징어를 활용해 건조되며, 할복부터 건조, 선별, 포장까지 약 15단계에 이르는 전 과정을 대부분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공정마다 마리당 수백 원에서 수천 원의 인건비가 더해지는 구조다.

특히 최근 동해 수온 변화와 기후 위기로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원물 가격 자체가 크게 상승한 상황이다. 실제로 살오징어 어획량은 평년 대비 9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성수기에도 조업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로 인해 울릉도에서는 "생물 오징어조차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 같은 여건 속에서 특대 건조오징어 8~10마리 기준 17만 원 수준의 가격은 과도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 현지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통 단계를 최소화한 가격이라는 점도 강조되고 있다.

울릉군수협 관계자는 "어획량 감소로 원가 자체가 크게 오른 데다 대부분 공정이 인력에 의존하고 있다"며 "단순 비교로 '바가지'로 몰아가는 것은 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상인들도 억울함을 호소한다. 한 건어물 상인은 "서해산이나 타 지역 제품과 달리 울릉도산은 당일 어획물을 바로 가공하는 고품질 상품"이라며 "귀하게 잡힌 오징어를 정당한 비용에 맞춰 판매하는 것이 왜 바가지인지 되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지역사회에서는 무분별한 보도와 함께 정치권의 소극적 대응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울릉지역 소상공인들은 "울릉도가 '바가지 관광지'로 낙인찍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해명이나 대응이 부족하다"며 "왜곡된 정보가 관광 감소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와 현지 관계자들은 "울릉도 오징어는 기후 위기와 자원 고갈 속에서 생산되는 고부가가치 수산물"이라며 "정확한 정보 전달과 함께 지역 특수성을 반영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