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거장들의 삶과 음악, 창작 뮤지컬로 만난다
‘월광’ 등 클래식 뮤지컬 넘버로
박효신·홍광호 등 캐스팅 화제
법정스릴러 형식 택한 ‘파가니니’
화려한 바이올린 연주로 화제

1832년 파리. 19세기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로 파가니니는 자신의 흉상이 제작되던 자리에서 빈에서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가 평생 가장 흠모한 음악가는 단연 베토벤이었다. 파가니니는 베토벤 현악 4중주 전곡의 파트보를 구하려 했고, 은퇴 후에는 제노바 근교에서 동료 음악가들과 이를 연주하며 여생을 보내겠다는 꿈까지 품고 있었다.
그러나 베토벤을 일방적으로 흠모하던 파가니니가 마침내 빈에 당도해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명성을 얻기 시작한 1828년 3월은 베토벤이 이미 세상을 떠난 지 1년도 지난 시점이었다. 45년을 동시대에 살고도 마주치지 못한 두 거장의 삶은 200년 만에 서울 무대에서 나란히 뮤지컬로 되살아난다.
EMK뮤지컬컴퍼니의 창작 뮤지컬 ‘베토벤’은 오는 6월 9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다. 2023년 ‘베토벤; Beethoven Secret’으로 초연된 작품은 이번 시즌에서 부제를 떼고 재연으로 돌아온다. 작품은 1810년 비엔나를 배경으로, 청력을 잃어가는 예술가 내면의 두려움과 열정, 고독을 따라간다.
궁중 무도회와 비엔나 거리, 장미 정원, 증권거래소 등 당시 19세기 비엔나의 사교계 풍경을 화려하게 재현한 무대와 베토벤의 ‘월광’ ‘비창’ ‘열정’ 소나타와 교향곡 9번 ‘합창’ 등 누구에게나 익숙할 만한 클래식 선율을 ‘모차르트!’ ‘엘리자벳’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가 재해석한 넘버로 구성됐다.
르베이는 초연 당시 “베토벤의 음악이 저급하게 변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곡을 골랐고, 클래식이 현대적 감성과 만날 수 있게 필요한 부분에 추가 멜로디를 작곡하는 식으로 작업했다”고 밝힌 바 있다. 52곡의 넘버 전부가 원곡에 기반한 사실상의 주크박스 뮤지컬로, 익숙한 선율과 창작곡이 교차하며 장면의 관객의 몰입을 이끈다.
이번 시즌은 캐스팅 라인업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으며 1차 티켓 오픈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베토벤 역에는 초연을 이끈 박효신이 다시 무대에 오르고, 홍광호가 새롭게 합류해 더블 캐스팅으로 나선다. 홍광호는 ‘지킬 앤 하이드’ ‘데스노트’ ‘물랑루즈!’ 등 대극장 무대에서 활약해온 배우로, 이번 역할을 위해 반년간 매일 4시간 이상 피아노 연습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1840년 파가니니 사후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오명 탓에 교회 묘지 매장이 거부된 사건에서 출발한다. 법정 스릴러의 형식을 띤 작품은 아들 아킬레가 종교 법원과 벌이는 법정 공방을 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재판 과정에서 파가니니의 지난 생애를 거슬러 올라 그의 음악을 다시 한번 조명한다.
배우가 직접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액터뮤지션’ 형식이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다. 공연의 절반 이상이 바이올린 라이브로 채워지며, 연주 자체가 서사를 끌고 간다. 파가니니의 ‘24개의 카프리스’와 ‘바이올린 협주곡 2번-라 캄파넬라’ 등을 김은영(작곡·연출)·임세영(작곡·음악감독) 콤비가 기타·건반·드럼 등 7인조 락 밴드 편성의 ‘락 클래식’으로 재편곡했다.
특히 약 7분간 이어지는 ‘라 캄파넬라’ 독주는 공연의 하이라이트로, 클래식에 락 사운드를 더한 편곡이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 불렸던 파가니니의 전설을 무대 위에 되살린다. 파가니니 역에는 초연부터 참여해온 KoN(콘)을 비롯해 홍석기, 홍주찬이 출연한다.
역사적으로 파가니니의 베토벤에 대한 존경은 각별했다. 베를리오즈를 ‘베토벤의 부활’이라 부르며 2만 프랑을 후원했을 만큼 베토벤을 음악적 최고의 기준으로 삼았다. 파가니니가 빈에서 사귄 인맥은 베토벤 주변 인물들과 고스란히 겹쳤지만, 정작 두 사람은 끝내 같은 방에 앉은 적이 없었다. 빈에서 엇갈린 그 운명이 200년 뒤 서울 무대에서 비로소 교차한다. ‘베토벤’은 8월 11일까지, ‘파가니니’는 8월 30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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