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방선거 망할라" 특검법 ‘멈칫’… 野 "선거용 기만" 총공세

김윤정 2026. 5. 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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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기소 특검법’ 수도권·영남, 중도층과 부동층에 역풍 시그널
국힘 "공소 취소 시간 끌기 꼼수"… ‘독재 가이드북’ 맹폭모드로
野 광역단체장 후보 연대 "사법쿠데타"… 지선 최대 쟁점화 시도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의 '숙의' 주문에 따라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 추진 속도 조절에 나섰다. 가운데,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야권은 이를 6·3 지방선거를 의식한 꼼수라며 총공세에 돌입했다. 여당은 중도층 이탈과 보수 결집을 우려해 법안 처리 시점을 선거 이후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야당은 이를 '선거용 기만전술'이자 '사법쿠데타'로 규정하며 지방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발의한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특검법'의 본회의 처리 일정을 6·3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논의 중이다. 당초 민주당은 5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강경 드라이브를 걸었으나, 당 안팎에서 제기된 역풍 우려에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특검법 속도 조절의 결정적 계기는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였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4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사법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다만 이에 대한 구체적 시기나 절차에 대해서는 여당인 민주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서 판단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도 궤도를 수정했다. 원내대표 연임이 확실시되는 한병도 전 원내대표는 "절차를 탄탄히 해 추진하려고 한다"며 "의견 수렴을 어떻게 풍부하게 할지 더 연구해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조승래 사무총장 역시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 안 할 수 없다"며 속도 조절의 당위성을 시사했다.

이는 접전지인 수도권과 영남 지역 후보들을 중심으로 특검법 강행이 선거 판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데 따른 결과다. 리얼미터 조사(직전 대비 2.7%포인트 하락한 59.5%)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두 달 만에 50%대로 하락한 점도 당청의 속도 조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이와 관련해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경기도 동두천 큰시장 유세 뒤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 처리 시기에 대해 "어제 청와대 브리핑도 있어 당·청이 조율해야 한다"면서 "국민과 당원, 의원 총의를 모아 가장 좋은 선택을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치러지는 6일 의원총회에서 특검법 처리 시기 및 절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숙의 요청을 '하명 입법'으로 규정하고, 민주당의 속도 조절을 선거를 앞둔 조삼모사식 기만전술이라고 맹폭했다. 보수 진영은 특히 특검법안에 포함된 '이첩 사건 공소 유지 업무 수행' 조항이 특검에게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 권한을 열어준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어제 청와대에서 급하게 내놓은 입장의 결론은 끝까지 반드시 공소 취소는 하되, 시간만 좀 늦춰보라는 이 대통령의 명령"이라며 "자신이 특검을 임명해 자신의 범죄를 없애겠다는 발상은 세계사에 길이 남을 독재 가이드북"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셀프 공소 취소는 지금 하나 나중에 하나 결국 심각한 범죄"라며 "지방선거 지났다고 위헌이 합헌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언석 원내대표 또한 "선거 전까진 공소 취소가 없는 것처럼 국민을 기만하고, 선거가 끝나면 특검으로 재판을 지워버리겠다는 조삼모사 사기극"이라며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고 그 특검이 임명권자의 재판을 없애자는 것은 근대 법치주의 원칙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작기소 특검법은 6·3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및 재보궐 선거 후보들은 대여 투쟁의 공동 전선을 구축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김진태 강원지사 후보 등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 후보 7명은 이날 보신각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법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민주당의 행태는 8개사건·12개혐의로 5개재판을 받는 이 대통령 1인을 위해 국가 사법체계를 뒤흔드는 명백한 사법쿠데타 시도"라며 "헌정 수호라는 대의에 뜻을 같이하는 모든 정당과 시민사회, 국민과 함께 단일한 대오를 형성해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5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국민의힘 최민호 세종시장 후보(왼쪽부터), 양정무 전북지사 후보, 양향자 경기지사 후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김영환 충북지사 후보, 김진태 강원도지사 후보가 ‘이재명 사법쿠테타 저지를 위한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후보 긴급 기자회견’을 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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