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COMPANY] 보호무역·전쟁 겹친 수출 위기…무보 ‘SMILE’ 해법으로

강승구 2026. 5. 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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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보험공사
대기업·은행 출연에 보증 더해
최대 80배 기업 수출자금 지원
조달금리 2.5%p·보증료 30%
현대차·포스코 등 참여 확대
누적 1.7조 공급망 금융 형성
중동 리스크 대응 TF 가동중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옥 [무보 제공]


제품을 내보내기 직전 협력사 공장에서는 자금 걱정이 먼저 든다. 수출 물량 납품은 이어지지만 대금 회수까지 시간차가 생긴다. 그 사이 운영 자금이 부족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금 여건이 빠듯한 상황에서 외부 변수까지 겹쳤다. 미국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중동 전쟁 여파로 불확실성은 확대됐다.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부담은 더 무거워진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의 '상생 무역금융(SMILE)'이 수출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보증 레버리지로 최대 80배 자금 공급

SMILE은 대기업과 은행이 기금을 마련하고 무보가 보증을 제공해 협력사에 우대금융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공급망 지원(Supply-chain Miracle by Leverage)'의 약자로, 자금 지원 효과를 키운 모델이다.

제도의 핵심은 레버리지 효과다. 기업이 출연하면 은행은 평균 3배 이상 자금을 더하고, 무보는 출연금의 최대 20배까지 보증을 붙인다. 이를 통해 협력사는 출연금 대비 60~80배 수준의 금융 지원을 받는다.

SMILE은 무보가 전액 보증을 제공해 신용도가 낮은 협력사의 조달금리를 최대 2.5%포인트 낮추는 구조다. 보증료를 평균 30% 안팎 낮추고 은행 지원까지 더해 금융 부담을 덜었다.

◇대기업·은행 참여 늘며 공급망 금융 확대 협력사 자금 부담이 줄면서 대기업 참여가 늘고 있다. 협력사가 안정돼야 기업 경쟁력도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품질과 가격, 납기 경쟁력은 결국 안정적인 공급망에서 나온다. SMILE은 단순 지원을 넘어 공급망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투자 성격을 띤다.

제도 효과가 확인되면서 산업별 선두 기업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현대차·기아와 하나은행이 400억원을 출연해 6300억원 협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HL만도, 포스코, HD현대중공업, 한국콜마, 무신사로 확산됐다. 누적 협약 금액은 1조7000억원에 이른다.

초기에는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전통 제조업 중심으로 출발했지만 화장품·헬스와 패션 등 소비재와 미래 산업으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SMILE은 은행에도 이점이 있다. 무보 전액 보증으로 대출 자산 건전성을 확보하고 정책금융 실적을 쌓는 동시에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은 기업 출연금의 3배가 넘는 자금을 더해 참여하고 있다.

정부와 무보도 제도 확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14일 '상생 무역금융 확산 간담회'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연내 지원을 10조원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장영진 무보 사장도 SMILE을 전 산업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무보 관계자는 "상생 무역금융이 수출기업을 지원하는 대표 금융 수단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영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이 지난 3월 서울 중구 한솔제지 본사에서 무역보험 제도와 중소기업 긴급 지원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무보 제공]


◇중동 대응·지원 확대 병행

무보는 공급망 금융 지원과 함께 수출 현장 대응도 병행하고 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수출 기업 부담이 커진 가운데 무보는 지난 3월 '이란 사태 비상대책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계약 취소와 물류 정체, 대금 지연 등 50개 기업에서 접수된 72건의 수출 애로를 관리하고 있다.

또 피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무역금융 지원 한도를 기존 최대 1.5배에서 2배로 늘렸다. 지원 대상도 중동·북아프리카 21개국 수출 기업까지 확대했다.

무보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정기 협의체도 꾸렸다. 해외 네트워크와 무역보험 기능을 결합해 수출 중소·중견기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양 기관은 무역보험 우대 제공과 데이터 공유, 무역사기 대응 등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무역 환경에서 무보의 정책금융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무보 관계자는 "미국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시계제로의 이란 전쟁, 고물가 충격까지 삼중고에 둘러싸인 우리 수출기업들의 경영 환경은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크다"며 "SMILE이 수출 생태계를 지탱하는 금융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강승구 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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