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하면 위고비 맞으면 안되나요? “사실은…”

장자원 2026. 5. 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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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나 오젬픽 등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비만치료제를 투약하는 도중 임신을 하더라도 태아나 산모의 건강에 유의미한 변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에서 위험성을 보인 GLP-1 치료제 용량은 실제 임상에서 쓰는 용량보다 훨씬 높은 사례가 대부분"이라며 "아직까지는 조심스러운 단계지만, 현재까지는 여성들이 설령 위고비 투약 중 임신을 했다고 해도 심각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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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5000여건 임신 사례 분석한 英연구팀, 통계적인 위험 발견 못해
본문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 사진이며, 사진에 등장하는 주사기는 본문의 약물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위고비나 오젬픽 등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비만치료제를 투약하는 도중 임신을 하더라도 태아나 산모의 건강에 유의미한 변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연구팀이 4만5000여 건의 임신 사례를 분석해 내린 결론이다.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은 몸 안의 식욕 조절 호르몬으로, 자율신경계와 내분비계를 통제하는 뇌의 부위에 작용해 포만감을 높이고 식욕을 억제한다. 이 호르몬의 효과를 모방해 체중 감량에 활용하는 것이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다.

현재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은 임신 중이거나 수유를 진행하고 있는 산모들에게 위고비 투약을 금지하고 있다. 약물 성분이 태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동물실험에서 발견된 탓이다.

제조사 노보노디스크 역시 아직까지는 임신부를 대상으로 위고비의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관련된 임상 시험이 아직 진행된 적이 없으며, 이 때문에 임신 계획 최소 2개월 전에는 투약을 중단할 것을 권고한다. 투약 중 임신했더라도 즉시 투약을 중단해야 한다.

다만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맨체스터대 공동 연구팀의 최신 논문에 따르면 임신 전후에 GLP-1 계열 약물에 노출되더라도 태아의 건강이 악화되거나 임신·분만 과정에서 뚜렷하게 위험이 높아진다는 증거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임신 중 해당 약물에 노출된 사례를 다룬 연구 22개에서 수집한 GLP-1 약물에 노출된 상태의 임신 4만9395건을 분석했다. 대상 약물에는 위고비와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 일라이 릴리의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 등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산모가 임신 전후 GLP-1을 투여했더라도 △주요 선천기형 △심장 기형 △조산 △유산 △임신성 고혈압 △제왕절개 등의 사례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늘어나지 않았다.

유일하게 태아의 신장 기형 위험이 약 23% 증가했지만, 연구팀은 이 결과도 약물 자체 때문이라고는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딱 한 건의 대형 연구에서만 신장 기형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으며, 이 연구 참여자들은 비만·혈당 조절 장애·만성 고혈압·만성 신장병 등 기형 위험을 높이는 기저 질환의 영향이 더 컸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위고비만 따로 분석했을 때도 약물이 기형 위험이나 태아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근거는 없었다. 중증 비만·당뇨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산모에게서 태아 사망률이 다소 높게 나타난 연구도 있었지만, 대조군과 조건을 통일했을 때는 태아 사망 위험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에서 위험성을 보인 GLP-1 치료제 용량은 실제 임상에서 쓰는 용량보다 훨씬 높은 사례가 대부분"이라며 "아직까지는 조심스러운 단계지만, 현재까지는 여성들이 설령 위고비 투약 중 임신을 했다고 해도 심각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임신 중 GLP-1 계열 약물을 투약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볼 근거는 부족한 상황이다. 위고비 등의 약물은 허가된 내용에 대해 의사 판단 하에 처방되는 전문의약품이기에, 임신부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에서 안전성을 검증하기 전까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가임기 여성은 위고비 투약과 임신 계획에 대해 산부인과 전문의와 반드시 상담해야 한다.

연구의 수석저자인 하비에르 텔로 박사(세인트앤드루스대 의대 소속) 역시 "이 연구 결과는 투약 중 예기치 않게 임신한 여성들이 불안감에 임신 중단을 선택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수준"이라며 "임신 기간 중 GLP-1 치료제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산부인과학회지(AJOG)》에 게재될 예정이다.

장자원 기자 (jang@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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