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KAI 경영 참여 공식화…‘한국판 스페이스X’ 전략 속도

전효재 기자 2026. 5. 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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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지분 5.09% 확보…연내 5000억원 추가 투자
방산·우주 수직계열화 구축, ‘인수전 대비’ 해석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되는 모습.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술 이전을 통해 누리호 4호기 발사체 제작 전 과정을 주관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며 경영 참여를 본격화했다. 방산·우주 산업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한국판 스페이스X'에 도전하겠다는 목표다. 한화의 KAI 인수설도 힘을 받는 분위기다. 

5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KAI 주식 10만주(지분율 약 0.1%) 취득 사실을 전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지난 3월 한화시스템 등 자회사와 함께 KAI 지분 4.99%를 확보한 데 이은 추가 매입이다. 이로써 한화의 KAI 보유 지분은 기존 4.99%에서 5.09%로 늘어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연말까지 총 5000억원을 투자해 KAI 주식을 더 사들일 계획이다. 지난달 30일 종가(16만9000원) 기준으로 주식 취득 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AI 지분율은 6.4%가 된다. 

한화는 이번 지분 취득과 함께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자본시장법상 상장사 주식 5% 이상을 보유하면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주주로 분류돼 보유 목적과 향후 계획을 금융당국에 알려야 한다. 한화는 지분 확대가 양사 간 방산·우주항공 분야 파트너십을 공고화하고,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한화는 K9 자주포 등 육상전력(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군함·잠수함 등 해상전력(한화오션)을 비롯해 우주 발사체 등 방산·우주항공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KAI는 국내 유일 완제기 개발·제작 업체로 방산·우주항공 분야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 양사의 사업 영역이 결합될 경우 방산·우주항공 분야에서 수직계열화 효과가 커질 수 있다. 

재계에서는 항공·우주 산업을 미래 핵심 동력으로 키우려는 한화가 본격적으로 KAI에 대한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승연 회장은 올해 첫 현장 경영 행보로 한화 제주우주센터를 찾아 "우주로 가는 것이 한화의 사명"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한화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대형화·통합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장이 무인화·지능화되면서 육·해·공·우주를 아우르는 방산 기업 육성이 국가 전력 강화 수단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유럽에선 에어버스·탈레스·레오나르도 등 3사가 스페이스X에 대응하기 위해 우주사업을 통합했고, 영국 BAE시스템은 미국의 볼 에어로스페이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KAI는 과거부터 민영화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된 기업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한화의 KAI 지분 확대가 단순한 협력 차원을 넘어 미래 인수전을 대비한 포석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구체적인 경영 참여 계획은 검토 중이며,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필요가 있을 경우 주주로서 적법한 절차와 회사의 경영 목적에 부합하도록 결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