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레이싱 DNA 담은 마세라티 'MC푸라 첼로·GT2 스트라달레'

곽호준 기자 2026. 5. 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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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푸라 첼로, 일상·트랙 아우르는 균형형 슈퍼 스포츠카
레이스카 기술 집약 GT2 스트라달레…다운포스·경량화, 극한 성능 구현
네튜노 엔진 기반 600마력대 퍼포먼스…F1 기술로 완성한 응답성·몰입감
(왼쪽부터) 마세라티 'GT2 스트라달레'와 'MC푸라 첼로'의 외관./곽호준 기자

| 서울=한스경제 곽호준 기자 | 인제스피디움을 울리는 배기음과 엔진 사운드가 레이싱 DNA를 감각적으로 전달한다. 마세라티의 'MC푸라 첼로'와 'GT2 스트라달레'는 포뮬러원(F1) 기술을 집약한 모델답게 트랙에 걸맞은 성능과 몰입도를 한계까지 끌어올렸다.

두 모델은 공통적으로 네튜노 V6 트윈터보 엔진을 품고 마세라티가 쌓아온 레이싱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고성능 스포츠카다. 하지만 추구하는 지향점은 나뉜다. MC푸라 첼로는 일상과 트랙까지 아우르는 균형 잡힌 성능을 갖춘 스포츠카에 가깝다. 반면 GT2 스트라달레는 레이스카에 버금가는 경량화와 공력 성능을 앞세워 한층 더 날카롭고 직설적인 거동을 표방하는 트랙 중심 퍼포먼스를 추구한다. 

최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 서킷에서 두 모델을 동시에 경험했다. 인제스피디움은 고저차가 크고 여러 종류의 코너가 즐비하다. 이곳에서 차량을 주행하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직선 구간에서의 재빠른 속도는 물론 코너의 진입과 탈출 그리고 시케인(연속된 S자 커브 코너) 구간을 빠르게 통과할 차체 밸런스를 유지하는 능력이 무척 중요하다. 그만큼 차량의 섀시 완성도가 요구되는 트랙이다. 이번 무대는 두 모델의 주행 특성을 가감 없이 살펴보기에 충분했다.
마세라티 'MC푸라 첼로'의 외관./곽호준 기자

▲ MC푸라 첼로, 균형 잡힌 주행 감각…트랙에서도 부담 낮춘 완성도

먼저 MC푸라 첼로에 몸을 실었다. 이탈리아어로 '순수함(Pura)'을 의미하는 모델명답게 내부에는 웬만한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냈다. 그래서 실내는 슈퍼카 특유의 화려함을 자랑하는 람보르기니와는 달리 구성이 간결하다.

주행 필수 정보만을 전달하는 계기판과 콤팩트한 10.25인치 중앙 모니터는 직관적이며 조작도 편리하다. 센터 콘솔에도 주행 모드, 수동 변속 전환 등 운전에만 꼭 필요한 기능들을 다이얼과 물리 버튼으로만 배치한 점도 인상적이다. 덕분에 이 차에 적응할 시간이나 매뉴얼 책자를 꺼내 공부할 필요도 없다.

오롯이 운전에만 집중하기 좋은 인테리어 구성도 마음에 든다. 마세라티가 출전한 GT2 레이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상·하단이 평평한 더블 D컷 스티어링 휠이 대표적이다. 도어 패널과 대시보드처럼 스웨이드(알칸타라)로 마감해 그립감도 뛰어나고 고급스럽다. 모터스포츠 시트로 명성이 자자한 사벨트(Sabelt)사와 협업한 '세미 버킷 시트'도 포인트. 일상까지 아우르기 위해 럭셔리하면서도 착좌감이 꽤 편하다. 심지어 트랙에서 몸을 지지하는 능력조차 준수해 그야말로 만능 시트다. 
마세라티 'MC푸라 첼로'의 실내./마세라티 코리아
마세라티 'MC푸라 첼로'의 주행 모습./마세라티 코리아

본격적인 트랙 주행을 위해 가속 페달을 깊게 밟기 시작했다. MC푸라 첼로는 마세라티가 F1 기술을 발전시켜 독자 개발한 3.0ℓ V6 네튜노 엔진을 품는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630마력, 73.4kg·m를 발휘한다. 소위 '제로백'이라 부르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2.9초다. 엔진 회전수를 7500rpm까지 올리면서 실내에 울려 퍼지는 엔진 사운드는 레이싱 감성을 제대로 자극한다.

실제 가속 체감은 보이는 수치보다 강렬하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네튜노 엔진이 만들어내는 강력한 출력과 토크로 차를 가뿐하게 밀어낸다. 시속 160km 이상의 고속에서 변속 기어를 한 단 올려도 엔진 회전수가 6000rpm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며 곧바로 강력한 힘을 바퀴에 전달해 재빠른 가속을 이어간다. 비결은 8단 듀얼 클러치 미션(DCT)의 촘촘한 기어비와 풍부한 토크 밴드가 잘 맞물린 결과다. 최대 토크가 3000~5500rpm까지 고루 형성돼 있어 폭발적인 가속력이 끊길 틈을 주지 않는다.
마세라티 'MC푸라 첼로'의 측면./곽호준 기자
마세라티 'MC푸라 첼로'의 주행 모습./마세라티 코리아

그런데 차량을 다루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일반적인 고출력 후륜 스포츠카처럼 거동이 과격하기보다 운전자의 의도대로 차체가 잘 따라오는 훌륭한 핸들링이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직진 안정성은 물론 연속 코너에서 차체의 롤을 제압하는 능력도 레이스에 투입되는 현역 경기차 못지않다. 차량을 다루는 난이도만 놓고 보면 슈퍼카 특유의 긴장감을 주기보단 '운전 실력이 부족한 드라이버도 쉽게 컨트롤 가능한 영역'에 초점을 맞춘 스포츠카에 가깝다. 덕분에 랩을 반복할수록 자신감이 쌓인다. 그래서 어떠한 코너에서든 630마력을 안심하고 휘두를 수 있다.

▲ 레이스카 감각 그대로…GT2 스트라달레의 하이 퍼포먼스 경험

다음은 GT2 스트라달레의 운전대를 잡았다. 이 차는 마세라티가 GT 레이스 복귀를 위해 개발한 레이스카 'GT2'의 기술력을 공도용 로드카에 이식한 모델이다. 한 세기 넘게 축적해온 마세라티의 모터스포츠 기술력을 밑바탕 삼아 레이스카의 주행 감각을 일상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GT카로 탄생했다. 페라리도 즐겨 쓰는 차명 스트라달레는 이탈리아어로 '도로(Street)'를 의미한다. 
마세라티 'GT2 스트라달레'의 외관./곽호준 기자
마세라티 'GT2 스트라달레'의 리어 윙./곽호준 기자

이 차만의 차별점은 눈에 띄는 외모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곳곳에 공력 성능을 높이기 위한 외관 요소들이 대표적이다. 뜨거운 엔진 열을 식히기 위해 뚫어놓은 커다란 후방 펜더 흡입구와 탄소 섬유를 두른 거대한 리어 윙, 리어디퓨저 등은 이 차의 성능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레이스카에 쓰인 재료를 공유하면서 슈퍼카 MC20 대비 59kg나 줄이는 경량화에 성공했다. 줄인 무게 가운데 휠과 브레이크 시스템 등에서만 무려 35kg이나 덜어냈다. 이는 결과적으로 차체 거동을 더욱 민첩하게 만들고 핸들링을 보다 정교하게 구현한다.

레이스카 분위기 물씬 풍기는 내부도 인상적이다. 사벨트사와 공동 설계한 '더블 쉘 시트'는 실제 레이스카에 쓰이는 버킷 시트와 거의 유사하다. 차체 밑바닥에 닿을 듯한 낮은 시트 포지션을 구현하고 레이스용 6점식 벨트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과 장치까지 마련했다.

외장 컬러와 동일한 노란 띠로 강조한 탄소 섬유 소재의 센터 콘솔은 이 차가 얼마나 경량화에 신경을 썼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아울러 무광택 마감과 스웨이드 소재를 적극 활용해 주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빛 반사 등 시각적 방해 요소도 몽땅 줄였다.
마세라티 'GT2 스트라달레'의 실내./곽호준 기자
마세라티 'GT2 스트라달레'의 '더블 쉘 시트'./곽호준 기자

파워트레인은 MC푸라와 구성은 동일하다. 다만 제원상 수치는 근소하게 앞선다. 성능을 더 한계에 가깝게 손질을 거친 네튜노 엔진과 8단 DCT를 맞물려 최고출력 640마력, 최대토크 73.4kg·m를 내뿜는다. 가속 성능도 한층 공격적으로 세팅됐다. 이를 가늠케 하는 제로백은 2.8초 만에 끊으며 최고 속도는 무려 시속 324km에 이른다. F1에서 건너온 기술 '프리 챔버(Pre-chamber)' 연소 시스템을 이식해 폭발적인 힘과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

실제 주행 감각은 훨씬 드라마틱 하다. 가속과 브레이크 페달부터 핸들링 감각까지 여느 레이스카처럼 극도로 민감하다. 그렇기에 어떠한 조작도 부드럽게 다뤄야 이 차의 진정한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특히 스티어링휠 조작에 맞춰 코너의 정점을 향해 앞머리를 예리하게 찔러 넣는 궤적이 일품이다. 코너를 탈출할 때 점진적으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타이어를 바닥에 진득하게 눌러 붙이며 속도를 맹렬하게 올린다. 엔진의 저회전부터 고회전까지 출력을 끊김 없이 이어가고 터보랙조차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연속 코너 구간에서는 이 차의 섀시 완성도가 더욱 돋보인다. 좌우로 하중이 급격히 이동하는 상황에서도 차체는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다. 코너에서 차체가 기울어지는 현상 따위 가볍게 무시한다. 어디서나 핸들링은 칼같이 반응하며 차량 밸런스를 유지한 채 굽이치는 급코너를 쉽게 집어삼킨다. 이러한 균형감은 제동 상황에서도 두드러진다. 시속 200km가 넘는 가속 상황에서 코너 진입 전 제동을 강하게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앞이 고꾸라지는 이른바 '노즈다이브' 현상도 칼같이 억제한다.
마세라티 'GT2 스트라달레'의 주행 모습./마세라티 코리아
마세라티 'GT2 스트라달레'의 주행 모습./마세라티 코리아

다만 시승하는 중간에는 비도 내렸다. 참고로 빗길과 같은 미끄러운 노면에서는 차량 본연의 움직임이 고스란히 나온다. 특히 GT 스트라달레처럼 뒷바퀴를 굴리는 고성능 슈퍼카의 경우에는 가속 페달을 갑작스레 깊게 밟거나 헤어핀과 같은 급코너를 돌 때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실제로 젖은 노면에서 스티어링 휠이 확실히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파워 오버스티어'가 발생한다. 똑똑한 전자 장비 덕분에 이를 제어하기는 크게 어렵지는 않지만 MC푸라와는 달리 숙련된 운전자가 아니면 이 차를 다루는데 부담은 있을 수 있다.

이처럼 두 차종 모두 모터스포츠에서 검증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성능으로 차별화된 주행 감각과 경험을 제공한다. MC푸라 첼로가 일상과 트랙을 연결하는 균형 잡인 스포츠카라면 GT2 스트라달레는 트랙에서 출발해 일상으로 확장한 순수 퍼포먼스 모델이다. 판매 가격은 △MC푸라 첼로 3억7700만원부터 △GT2 스트라달레는 4억5050만원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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