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한국 선박 피격 가능성 거론에…정부 “예인 후 정확한 원인 파악”

김병관·강연주·이성희·김준용 기자 2026. 5. 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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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는 유조선과 선박. 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선박에서 발생한 폭발·화재 사고가 인명 피해 없이 진압된 가운데, 정부는 선박을 인근 항구로 옮긴 뒤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정부는 두바이 현지 인력을 파견해 선박에 대한 안전 검사를 하고 정부 조사관을 급파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한국 선박에 공격을 가했다며 군사작전 참여를 공개적으로 압박했지만 정부는 신중을기하며 원인 파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외교부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폭발·화재 사고가 발생한 선박에 탑승 중이던 한국 국적 선원 6명을 포함한 선원 24명 모두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선박의 화재도 진압이 완료돼 추가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다만 선박이 정상적으로 운항할 수 있는지는 불확실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선박을 인근 두바이항으로 예인한 뒤 피해 상태 등을 확인하고 수리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날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사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사고 원인 조사와 관련해 정부는 사고 선박의 선사와 계약된 예인선을 통해 인근 항만으로 이동한 뒤 접안할 예정”이라며 “이어 두바이 현지의 한국선급 지부 인력을 즉각 파견해 안전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선급은 선박의 안전성 등을 검사해 인증하는 비영리 법인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아울러 보다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원인 규명을 위해, 선사 자체 조사와 별도로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소속 조사관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를 현지에 급파할 예정”이라며 “예인선의 투입과 접안, 국내 조사 인력 파견 및 분석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원인 분석에는 수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정부는 신속하면서도 정확하게 사고 원인을 파악해 국민께 투명하게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오후 8시 40분쯤(한국시간) 호르무즈 해협 안쪽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한국 해운사 HMM이 운용하는 파나마 국적의 화물선 ‘나무호’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은 프리덤 프로젝트 작전과 관련한 선박 이동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화물선 등 무관한 국가들을 향해 몇 차례 발포했다”며 “한국도 이 작전에 합류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이번 사고의 배후라는 주장에 대한 근거나 출처는 제시하지 않았다. 국내 해운업계 일각에서도 “나무호는 지난해 진수된 배라 (내부에서) 폭발이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기뢰 또는 드론에 의한 피격 가능성을 거론했다.

정부는 피격 여부를 판단할 근거가 아직 부족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화재 원인 등 상황을 면밀히 파악·평가 중”이라며 “확인되는 대로 그에 상응하는 후속 조치를 취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원인은 선박 예인 후 피해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파악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프리덤 프로젝트를 비롯한 미국 주도의 군사작전 및 연합체 참여 여부도 진상 규명 결과를 바탕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호르무즈 해협 내 UAE 앞바다에 머물던 한국 선박들은 미국이 프리덤 프로젝트를 개시한 이후 보다 안쪽인 카타르 방향으로 이동했다.한국 선박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 방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현지 정세를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우리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병관 기자 bgk@kyunghyang.com,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김준용 기자 jy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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