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27개 시·구·군 칸막이 해체…통합효과 극대화 해야

광주일보 2026. 5. 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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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통합 넘어 대개조]②시도행정통합
산하기관 통폐합으로 낭비 막고 청사 분산 배치 필요
과감한 행정개혁 토대로 역내 균형발전 견인해야
광주시청(왼쪽)과 전남도청 전경. <광주시, 전남도 제공>
오는 7월 1일 출범을 목표로 하는 가칭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명운은 단순히 지도상의 선을 지우고 단일 행정 구역을 선포하는 물리적인 결합 이벤트에 있지 않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두 지자체가 분리돼 각자 이익만을 좇아 운영되면서 겹겹이 쌓아 올린 낡은 행정망을 얼마나 근본적으로 도려내느냐에 성공의 열쇠가 달려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27개 시·구·군 행정 조직 전반에 걸쳐 산업·관광·문화·복지·교통 분야의 유사 기능 중복이 심각하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행정구역과 실제 주민 생활권의 괴리는 공공서비스 비효율을 증대시켜 막대한 예산 낭비를 초래하고 주민 불편을 가중시킨다.

인구 2만명 안팎의 소규모 군 지역에서는 행정 공동화가 이미 수년째 진행되며 서비스 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다. 자체 행정 인력만으로 전 분야 서비스를 감당하기 어려운 군 단위가 전남 전역에 걸쳐 다수 분포한 상태다.

현재 광주시 5개 자치구와 전남도 22개 시·군에서 보유한 행정 권한을 화학적으로 융합해 칸막이 행정의 비효율을 걷어내는 작업이야말로 통합특별시에 부여된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과제라는 것이다.

광주시와 전남도의 산하 공공기관 및 출연기관 운영 실태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행정력과 예산 낭비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시·도 산하 출자·출연기관, 지방공기업 등은 130여개에 달한다.

광주테크노파크와 전남테크노파크, 광주신용보증재단과 전남신용보증재단, 광주문화재단과 전남문화재단,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등 사실상 설립 목적과 핵심 수행 기능이 유사한 기관들이 단지 행정 구역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각각 나뉘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제한된 지역의 우수한 인적 자원과 혈세가 무의미하게 쪼개지는 것은 물론이고, 대형 국비 공모 사업을 유치할 때마다 시도 산하 기관이 불필요한 출혈 경쟁을 벌이며 행정력을 소진하는 행태가 반복돼 왔다.

성공적인 행정 결합과 시너지 창출을 위해서는 깎는 수준의 과감한 공공기관 통·폐합이 불가피하다.

벤치마킹 대상으로는 대구시 민선 8기 사례가 주목된다.

대구시는 출범 직후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산하 공공기관 18개를 3개월여 만에 11개로 통폐합했고, 행정안전부 주관 지방공공기관 혁신 보고대회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하며 40억원의 특별교부세를 확보했다.

통합 후 설립된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은 최상위 경영 평가를 받았으며, 7개 기관을 묶어 출범한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은 민간 메세나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광주시와 전남도 역시 단순한 조직 다이어트를 넘어, 양 지역의 산업 진흥 및 연구개발 기관들을 하나로 단단히 묶어 메가시티 규모에 걸맞은 ‘통합특별시 첨단산업진흥원’ 수준으로 대형화하고 정예화해야 한다.

인공지능이나 첨단 미래 모빌리티 같은 국가 전략산업을 최일선에서 진두지휘할 강력한 단일 컨트롤타워가 탄생해야만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금을 엉뚱한 곳에 흘리지 않고 미래 성장 동력에 쏟아부을 수 있다.

새로운 통합 행정 시스템 개조의 또 다른 핵심 축은 다름 아닌 중앙정부로부터 파격적인 권한을 완전히 이양받아 ‘무늬만 자치’가 아닌 획기적인 자치조직권을 확립하는 것이다.

특별법안에 담긴 방대한 조문을 지렛대 삼아, 환경부나 고용노동부 및 중소벤처기업부 등 국가 소속 특별지방행정기관이 쥐고 있던 모든 인허가 권한과 막대한 자체 예산을 통합특별시 산하로 단계적으로 완전히 이양해 와야 한다.

예를 들어 영산강 수계의 수질 관리 문제나 여수와 광양 산업단지의 촘촘하고 까다로운 환경 규제를, 현장 상황을 전혀 모르는 탁상행정식 잣대가 아닌 오롯이 지역의 현실과 산업 여건에 맞게 유연하면서도 엄격하게 자체 재설계할 수 있는 전권이 확보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기업들이 공장 하나를 지을 때 시청과 지방환경청, 지방고용노동청을 전전해야 했던 ‘규제 뺑뺑이’ 관행을 타파하고 진정한 원스톱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나아가 2개 시도를 합쳐 물리적으로 방대해진 영토의 뚜렷한 한계를 선제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공간의 제약을 완벽히 허무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로의 신속하고 전면적인 전환이 강력히 뒷받침돼야 한다.

단순히 종이 서류를 없애는 수준이 아니라, 광주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선도적으로 구축해 온 첨단 인공지능 국가데이터센터의 초고속 인프라망을 전남의 최외곽 농어촌 22개 시·군까지 마치 혈관처럼 막힘없이 연결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전남 해남 땅끝마을의 고령 주민이든 광주 상무지구의 청년이든 공간적 위치에 따른 어떠한 제약이나 차별 없이 동일한 최고 수준의 맞춤형 행정 복지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누릴 수 있는 초연결 통합 포털 시스템이 가동돼야 한다.

데이터에 기반해 폭우나 폭설 같은 재난재해를 읍면동 단위로 미리 예측하고 방어하는 예방 행정이 일상화되어야 한다.

행정 구조의 전면적인 개편 방안에 관해 전문가들은 이번 초광역 거대 지자체의 출범이 단지 공무원 조직의 덩치만 키우고 고위직 자리만 늘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며, 누가 어떤 권한을 쥐고 기능 중복 없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할지 내부 뼈대를 완전히 해체했다가 다시 맞추는 고도의 정밀한 외과 수술이 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 최일선에서 민원 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시민이 행정에 진정으로 갈증을 느끼고 바라는 것은 지자체의 간판 이름이 광주인지 전남인지가 아니라, 부서 간 칸막이를 시원하게 뚫고 내 절박한 민원이 얼마나 막힘없이 신속하게 처리되는가 하는 서비스 질의 근본적 향상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반면, 우려도 만만치 않다. 비대해진 관료 조직, 원거리 행정으로 인한 민원 접근성 악화, 광주시·전남도 출신 공무원 간 보직·승진 갈등이 예고된다.

공무원노조는 통합 과정에서 신분 보장과 구조조정 갈등 해소 방안을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기초단체장들도 권역본부 설치 범위와 기초 자치권 침해 여부를 두고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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