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중국 등 고위험 국가 인버터 사용 금지…대체재로 한국산도 거론

김해욱 기자 2026. 5. 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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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망 원격 차단 우려에 강경 조치
中, 글로벌 인버터 시장 점유율 80% 달해
한국·일본·미국 등 대체 공급처로 부상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 밖에 EU 깃발들이 펄럭이고 있다.(브뤼셀/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중국 등 고위험 국가에서 제작된 인버터가 유럽 전력망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이유로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한국 업체들이 혜택을 볼지 주목된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EC)는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등 고위험 국가로 취급되는 국가에서 생산되는 인버터를 유럽 시장에서 퇴출하는 데 합의했다. 중국 이외 국가의 인버터는 시장 점유율이 매우 작은 만큼 사실상 중국산 인버터 사용을 금지한 셈이다.

인버터는 재생 에너지원을 전력망에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핵심 장치로 주로 태양광 패널이나 전기차, 풍력발전, 배터리 저장 시스템 등 여러 친환경 관련 제품에 탑재된다.

현재 중국은 인버터 시장에서 전 세계 공급의 80%를 차지할 만큼 확고한 지배력을 갖춘 상황이다. EC는 중국산 인버터가 잠재적인 사이버 안보 위협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유로뉴스는 EC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급박한 외국의 사이버 위협 중 하나는 외국에서 EU의 핵심 에너지 인프라를 교란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실제로 EU 회원국 전력망을 인버터를 통해 원격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렇게 되면 유사시 국가 전체가 정전 위협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의 싱크탱크 인스티투트몽테뉴의 조셉 델라트 에너지·기후 연구 책임자는 “유럽에서 중국산 인버터를 더 많이 사용할수록 중국이 유럽의 에너지 시스템을 더 정교하게 장악할 위협을 제공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번 금지 조치는 EU 공동 예산이 아닌 회원국 개별 국가의 예산으로만 자금을 조달하는 프로젝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EU가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중국산 인버터 사용을 금지한 만큼 이를 대체할 수입처 확보가 시급해질 전망이다. FT는 EU가 유럽 내에서 생산된 인버터 사용량을 늘리는 것은 물론 일본과 한국, 미국 등 고위험국가가 아닌 국가들의 업체를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U 관계자는 “산업계로부터 그들(대체 국가)이 꽤 빠른 시일 내에 인버터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왔다는 소식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산 대신 다른 국가의 제품으로 대체할 경우 제품 설치에 필요한 비용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설치의 경우 중국산을 배제하면 설치 비용이 약 2%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어떠한 이익을 위해 중국산 제품을 통한 사이버 위협을 가할 생각이 없다”며 “중국과 EU의 무역관계는 상호 이익을 위한 선택이며 정치적이거나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설정되는 안보 문제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