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버틴다, 기삿거리가 널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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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지역에 작은 진보언론이 있다.
"오히려 지역 언론에서 일하는 게 기자로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4년이 지난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대구에 살고 대구·경북 언론인이지만, 경북의 이야기는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다. 서울과 대구만큼이나 대구와 경북의 격차도 크다. 그래서 경북 이슈를 쓸 때 더 공들인다. 노동, 기후위기, 이주민, 여성 등 지역의 진보적 의제에 대해선 사실상 언론도 공백 상태다. 얼마 전에는 농촌 쓰레기 문제를 취재했다. 행정이 사람과 돈을 투입하면 해결할 수 있던 문제였다, 도시였다면 방치되지 않았을. 지역 언론이어서 발견할 수 있는, 오히려 잘할 수 있는 문제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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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지역에 작은 진보언론이 있다. 잘 알려지지 않았고, 어떻게 운영될까 늘 궁금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진짜 망할 뻔했다. 여기까지는 뻔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 언론은 살아남았다. 역설적이게도 보수의 동네에서 그 삐딱한 언론이 너무 소중하다는 사람들의 믿음 때문이었다. 작은 기적이었다. 폐간 위기를 딛고 선 지 3년여, 지금 풍경은 어떨까. 한겨레21이 만난 대구·경북 독립언론 ‘뉴스민’ 김보현 기자의 답은 의외로 씩씩했다. 여전히 버티는 중이지만 “더 많은 동료”를 기다리고 있고, 무엇보다 여전히 “기삿거리가 널려” 있는 현장이어서 분주하다는 것이다.
김보현 기자는 한겨레21 교육연수생 출신으로 어쩌면 서울의 삶을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대구로 가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구를 택한 이유, 서울에선 보이지 않는 지역 내에서의 격차, 그리고 6·3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고의 ‘핫플’이 된 대구시장 선거에 대해 물었다.
—한겨레21이 뉴스민 관련 기사를 마지막으로 쓴 게 후원모임을 만든다고 했던 때다. 여하튼 살아남았다.(웃음) 지금은 어떤 상황인가.
“입사 1년 만에 회사가 문 닫을 위기에 처해 아찔했는데, 많은 분의 도움으로 잘 넘겼다. 여전히 후원금으로 운영될 만큼 안정적인 수준은 아니라서 영상 생중계, 책자 제작 등 외주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돈은 없는데 계속 새로운 걸 시도하는 조직이라 정말 피곤하다.(웃음) 얼마 전에는 신입 피디(PD)도 채용했다. 요즘은 대구 성서공단에서 일하다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 과정에서 사망한 (베트남 청년) 뚜안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전국의 좋은 조례를 분석해 대구·경북에 적용하도록 제안하는 기획 기사에 모든 기자가 매달리고 있다.”
—서울에서도 기회가 있었을 텐데, 대구에 갔다. 이유가 뭐였나.
“오히려 지역 언론에서 일하는 게 기자로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4년이 지난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대구에 살고 대구·경북 언론인이지만, 경북의 이야기는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다. 서울과 대구만큼이나 대구와 경북의 격차도 크다. 그래서 경북 이슈를 쓸 때 더 공들인다. 노동, 기후위기, 이주민, 여성 등 지역의 진보적 의제에 대해선 사실상 언론도 공백 상태다. 얼마 전에는 농촌 쓰레기 문제를 취재했다. 행정이 사람과 돈을 투입하면 해결할 수 있던 문제였다, 도시였다면 방치되지 않았을. 지역 언론이어서 발견할 수 있는, 오히려 잘할 수 있는 문제에 관심이 많다.”
—최근 김부겸 전 총리의 출마로 대구 선거가 주목받고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판세 변화나 상징성은 무엇이라고 보나.
“김부겸 후보에 대한 관심은 분명 뜨겁다. 하지만 추경호가 국민의힘 후보로 단일화된 만큼 이제 시작이라는 전운(?)도 감돈다. 국민의힘 말고도 괜찮은 선택지가 주어졌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분명히 읽힌다. 기사를 쓰다보면, ‘대구만 없다’ ‘대구가 제일 늦다’고 시작하는 제목을 자주 쓴다. 대구는 무상급식, 생활임금제 도입 전국 꼴찌였다. 이번 선거를 통해 시민들이 정치가 내 삶의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해줄 거란 기대를 하고, 정치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한겨레21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겨레21에 늘 감사한 마음이 있다. 교육연수생 경험을 통해 ‘기자가 되고 싶다’ 말고 ‘좋은 기사를 쓰고 싶다’는 목표를 갖게 됐다. 다만 지역에 좀더 투자하라 말하고 싶다. 현실적 여건이 안 된다면 지역 언론과의 협업을 확대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싶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 기삿거리가 널렸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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