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재점화 고조…미, 호르무즈 호위 작전 본격 개시
이란, 해상봉쇄 반발로 UAE 에너지시설 공격
美해군, 호르무즈서 적극적인 호위 활동 개시
국제유가, 긴장 고조로 4년 만에 최고치 경신
향후 며칠간이 이번 전쟁의 최대 분수령 될 듯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이 와해 국면에 돌입했다. 미국이 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안쪽 걸프만에 갇힌 제3국 선박들이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하도록 하는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을 시작했다. 성과에 대한 논란이 있긴 하지만 미국의 대 이란 해상봉쇄가 이란을 압박하는 가운데, 이란도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에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재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걸프만 일대에서 발생한 잇따른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가 잠잠해지던 이란 전쟁의 불길을 다시 지피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며칠 사이 호르무즈 해협과 인근 걸프 해역에서 정체불명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이 잇따르며 민간 유조선과 미 해군 함정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특히 미 전쟁부는 이란 측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미 해군 구축함의 진입을 저지하기 위해 미사일 대응에 나섰다는 보고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미군 자산에 해를 끼칠 경우 "지구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하겠다"며 초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현재 미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에 '강화된 보안 구역'을 설정하고 민간 선박의 안전 통항을 안내하고 있으나, 이란 해군 역시 이 지역의 통행권이 자신들에게 있음을 주장하며 미군 함정에 대한 미사일 조준 등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 해군은 4일 2척의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히 통과하도록 호위했으며, 두 선박은 안전하게 해협을 통과했다.
이번 갈등의 핵심은 이란이 제안한 14개 항의 평화안과 이를 둘러싼 양국의 시각차에 있다. 이란은 파키스탄을 중재자로 내세워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와 제재 완화를 전제로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겠다는 안을 제시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대한 근본적인 포기 의사를 밝히지 않는 한 어떠한 양보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협상을 시간을 벌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을 뿐"이라며 이란의 진정성에 강한 의구심을 표했다. 실제로 미 재무부는 이란의 석유 수출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 이란 항공사와 연계된 제3국 기업들까지 제재 대상으로 검토하며 경제적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고사 작전에 맞서 이란 내부에서는 아야톨라 하메네이 사후 수립된 임시 지도부를 중심으로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미군의 봉쇄를 '해적 행위'로 규정하고 물리적 타격을 통한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가 세계 경제를 파국으로 몰아넣을 전면전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국제유가는 전쟁 재발 우려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14.44달러로 전장보다 5.80% 급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6.42달러로 전장보다 4.39% 올랐다.
이날 유가 급등의 주요 원인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주요 에너지 시설이 공격받았다는 소식이었다.
UAE는 이란발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푸자이라 석유화학단지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푸자이라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원유 수출 터미널이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 바깥 지역인 오만만의 푸자이라 부근까지 확장했다며 지도를 공개했다.
이번 이란의 UAE 공격은 미국과의 휴전 이후 한 달간 멈췄던 걸프 지역에 대한 공격을 재개한 것으로, UAE는 이란에 대한 '완전하고 정당한 대응 권리'를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약 2000척의 배는 원유와 천연가스(LNG) 등 글로벌 원자재 공급망의 동맥경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헤즈볼라와의 전선에서 공세를 강화하며 이란을 압박하고 있어 중동 전체가 거대한 화약고로 변모할 태세다.
현재의 긴장 상태는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압박'과 이란의 '생존을 건 도박'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이란은 경제 봉쇄로 인한 내부 붕괴를 막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세계의 급소를 찌르고 있고, 미국은 이번 기회에 이란의 핵 역량과 지역 영향력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앞으로 며칠간 걸프만에서 벌어질 군사적 대치가 이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의 향방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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