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어디’ 보다 ‘어떻게’ 사느냐… 커뮤니티가 아파트 경쟁력 좌우

홍승표 기자 2026. 5. 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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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아파트 커뮤니티… ‘생활의 질’ 향상 이끈다
AI(Gemini) 생성 이미지.

대한민국 주택 시장에서 아파트를 선택하는 패러다임이 다양화되고 있다. 과거 아파트가 자산 가치 척도인 ‘입지’와 ‘가격’이라는 하드웨어에 집중했다면 최근의 수요자들은 그 안에서 어떤 일상을 보낼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주거 경험’이라는 소프트웨어를 고려하고 있다.

이른바 슬리퍼를 신고도 모든 생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슬세권’ 트렌드가 아파트 단지 내부로 수렴하면서 커뮤니티 시설이 아파트 경쟁력에 있어 핵심적인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히 어디에 위치해 있는 집인지보다 그 안에서 어떤 삶을 누릴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주택 시장에서는 아파트 평면과 입지의 차별성이 상향 평준화되며 커뮤니티가 사실상 마지막 경쟁 요소이자 체감 가능한 차별화 포인트로 부각되고 있고, 단지 내에서 제공되는 생활의 질이 곧 가치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근간에는 지난 2021년부터 2022년 절정에 이르렀던 코로나19 팬데믹이 있다.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외부 활동이 제한되면서 주거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비약적으로 늘어났고 집은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운동, 업무, 교육, 문화 활동을 모두 소화해야 하는 공간으로 진화했다.

여기에 재택근무의 보편화와 1~2인 가구의 급증은 커뮤니티 시설의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좁은 개인 공간의 한계를 공용 커뮤니티라는 ‘확장된 거실’로 보완하려는 수요가 커진 것이다.

특히 맞벌이 가구 증가와 함께 ‘시간 절약형 주거’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며 외부 이동 없이 단지 내에서 대부분의 생활을 해결할 수 있는 완결형 구조가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희림건축·알투코리아·한국갤럽이 발표한 ‘2025~2026 부동산 트렌드’ 조사 결과는 이러한 변화를 수치로 증명한다. 주택 결정 시 가장 고려하는 특화 요소로 ‘커뮤니티 시설’을 꼽은 응답자가 34%로 나타나며 전통적인 이점으로 주목받아 왔던 역세권(22%)을 큰 차이로 앞질렀다. 소비자들은 ‘어디에 사느냐’ 못지않게 ‘그 안에서 어떻게 사느냐’를 묻기 시작한 것이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 및 입주 단지를 중심으로 커뮤니티 시설은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기존의 피트니스센터와 골프연습장 같은 기초 시설을 넘어 스크린골프, GX룸, 수영장, 사우나 등 체육시설은 더욱 대형화·고급화되는 추세다.

여기에 공유오피스와 스터디룸, 독서실, 키즈카페, 게스트룸, 실버룸 등 생활 밀착형 시설이 대거 확충되고 있다. 최근에는 단지 내 영화관, 카페형 라운지, 코워킹 스페이스 등 복합 문화공간 개념까지 도입되며 아파트의 개념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특히 일부 하이엔드 단지에서는 호텔식 로비와 라운지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입주민 전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하고 있다.

고층부에 조망권을 활용한 스카이라운지를 조성하거나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스카이 커뮤니티’는 프리미엄 단지를 상징하는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다.

커뮤니티 시설의 수준 차이는 실제 시장 데이터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난다. 단순히 입지가 좋다고 해서 집값이 오르는 시대는 지났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커뮤니티가 우수한 단지가 주변 시세를 견인하는 리딩단지 역할을 수행한다.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는 강남이라는 상급 입지에 더해 조식·중식·석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뮤니티 식당, 스카이브릿지 카페, 전용 상영관 등의 시설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올해 3월 분양을 진행했던 ‘래미안 엘라비네’의 스카이 커뮤니티 예시도. (삼성물산 제공)

서울 외곽권에서도 커뮤니티 경쟁력이 부각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들어서는 ‘래미안 엘라비네’는 골프연습장과 북라이브러리, 사우나, 피트니스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과 함께 스카이 커뮤니티를 적용하며 주목받고 있다.

해당 단지는 마곡지구와 인접한 입지에 더해 생활형 커뮤니티를 강화하며 서남권 신축 아파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경기 광명 ‘철산역자이’는 단지 내 수영장을 비롯한 대형 커뮤니티 시설을 적용해 상품성을 강화했으며, 오산 ‘세교 우미린 레이크시티’ 역시 실내 수영장과 스카이라운지, 게스트하우스를 도입하며 관심을 끌기도 했다.

지방에서는 대구 수성구 ‘수성범어W’가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로 눈길을 끌었다. 해당 단지는 스카이라운지와 피트니스, 커뮤니티 시설 등을 갖춘 하이엔드 단지로 수요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충북 청주 흥덕구 일대 ‘힐스테이트 청주센트럴2차’는 체육시설과 생활형 커뮤니티를 갖춘 대단지 아파트로 주목받기도 했다.

실제로 커뮤니티 시설에 차별화를 도모한 주요 단지는 분양 시장과 가격 부분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과천시 ‘디에이치 아델스타’가 약 100m 높이의 스카이브릿지와 스카이라운지, 게스트하우스 등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점을 경쟁력으로 어필했으며, 1순위 청약에서 평균 5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 평택 ‘호반써밋 고덕신도시 3차’도 주요 사례로 꼽힌다. 해당 단지는 공공택지 내 공급과 함께 다양한 생활형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점이 부각되며 1순위 청약에서 평균 82.3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방에서는 전북 전주 ‘에코시티 한양수자인 디에스틴’이 단지 내 다양한 생활·여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평균 85.3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비수도권 청약 시장에서도 높은 수요 집중을 보여줬다.

같은 지역 내 전주 ‘에코시티 더샵 4차’ 또한, 피트니스와 사우나, 스터디 라운지 등 학습·생활 특화 커뮤니티를 도입해 1순위 청약에서 191.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지방 시장에서도 커뮤니티 경쟁력이 흥행 요소로 작용했음을 입증했다.

경남 창원에 공급된 ‘창원 센트럴 아이파크’는 스카이라운지와 대형 커뮤니티 시설 등을 앞세워 1순위 청약에서 평균 706.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수요가 집중됐다.

건설사들의 전략도 이에 맞춰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커뮤니티 특화 설계’를 브랜드 자존심을 건 전쟁터로 삼고 있다. 과거 조경이나 외관에 공을 들였다면, 이제는 입주민의 라이프스타일을 세심하게 공략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H 컬처클럽’의 입주민 전용 프리미엄 시네마 서비스 이미지 예시. (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은 대표적으로 입주민 맞춤형 주거 서비스 ‘H 컬처클럽’을 도입해 커뮤니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단지 내 영화관과 도서관, 피트니스, 수영장 등 대형 시설을 갖추는 것은 물론, 전문 업체와 협업해 북큐레이션, 운동 프로그램, 문화 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DL이앤씨는 ‘C2하우스’를 통해 커뮤니티와 주거공간의 유연성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입주민의 생활 패턴에 따라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커뮤니티 역시 업무·교육·여가 기능을 복합적으로 결합해 ‘확장형 주거 공간’으로 발전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만의 프리미엄 조식 서비스를 비롯해 사물인터넷 기반의 통합 플랫폼을 통해 커뮤니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입주민 전용 애플리케이션 ‘홈닉’을 통해 커뮤니티 시설 예약과 이용 관리가 가능하며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해 생활 패턴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흐름은 중견 건설사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브랜드 경쟁력에서 밀리는 중견사들은 대형사 못지않은 수영장이나 대규모 도서관을 전면에 내세워 청약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커뮤니티 경쟁력이 향후 주택 시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단지 내에서 제공되는 생활 경험과 서비스의 질이 수요자의 선택을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입주민의 일상 전반을 아우르는 ‘생활 인프라’로 기능하며 단지의 브랜드 가치와 자산 가치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주택 시장에서는 커뮤니티의 구성과 운영 수준이 단지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최근에는 커뮤니티가 지역 사회와 연결되는 거점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공유오피스, 문화 공간, 교육 시설 등 다양한 기능이 결합되며 아파트는 일정 부분 외부와 소통하는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전문 운영사와 연계해 커뮤니티의 질을 유지하는 경쟁이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며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입주민의 이용 패턴을 분석하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가운데 커뮤니티 시설을 극대화한 주요 단지들이 이달 수도권과 지방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메트로시티 자산 데시앙’ 단지 투시도. (태영건설 제공)

태영건설은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자산동 일원에 공급하는 대단지인 ‘메트로시티 자산 데시앙’을 이달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33층, 총 12개 동, 125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가운데 전용 59~84㎡, 739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공급된다.

단지는 피트니스와 실내 스크린 테니스장, 실내 골프연습장, 탁구장 등 다양한 운동시설을 비롯해 사우나(남·여), 프라이빗 영화관, 뮤직 스튜디오 및 노래방 등 문화·여가 공간이 함께 조성된다.

여기에 스터디룸과 카페형 도서관 등 학습 공간과 맘스클럽, 키즈플레이 등 육아 특화 시설 및 생활 편의를 높이는 부대시설도 조성된다.

‘안양 에버포레 자연& e편한세상’ 단지 투시도. (DL이앤씨 제공)

DL이앤씨는 11일 경기 안양 동안구 관양동에 ‘안양 에버포레 자연 & e편한세상 ’ 청약을 진행한다. 단지는 총 2개 블록 , 지하 2층 ~지상 최고 18층 , 9개 동 총 404가구로 구성된다 .

전용 타입 별 가구 수는 A1블록은 △95㎡A 32가구 △95㎡B 6가구 △95㎡C 10가구 △95㎡D 12가구 등 60가구, A2블록은 △84㎡A 72가구 △84㎡B 70가구 △84㎡C 51가구 △84㎡D 151가구 등 344가구로 구성된다.

해당 단지의 커뮤니티 시설로는 피트니스, 라운지카페, 멀티룸, 게스트하우스 등 입주민의 여가를 위한 다양한 공간이 블록별로 상이하게 조성될 예정이다.

특히, 라이프스타일 맞춤 플랫폼 ‘C2 하우스’ 혁신설계와 e편한세상의 프리미엄 조경 브랜드인 ‘드포엠(dePoem)’을 적용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고덕국제신도시 수자인풍경채 1·2단지‘ 단지 투시도. (BS한양 제공)

BS한양과 제일건설은 경기도 평택시 고덕국제화계획지구 P2패키지 사업으로 조성되는 ‘고덕국제신도시 수자인풍경채 1·2단지‘의 견본주택을 8일 오픈하고 분양에 나선다.

해당 단지는 고덕국제신도시 2개 블록에 2개 단지, 총 1126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1단지는 지하 2층~지상 25층, 총 670가구 규모로, 2단지는 지하 2층~지상 23층, 총 456가구로 조성된다.

단지의 커뮤니티는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구성됐다. 피트니스·골프연습장 등 운동시설과 함께 공유오피스(1단지)·작은도서관·주민카페가 마련된다.

각 단지에는 잔디광장과 테마숲·수경시설이 어우러진 대형 중앙광장이 조성되고, 순환 산책로도 마련해 쾌적함을 더했다.

홍승표 기자 spho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