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을 담은 농구화… NBA 스타들의 또 다른 이야기

[점프볼=손대범] NBA 선수들의 시그니처 농구화는 단순한 퍼포먼스 장비가 아니다. 농구화마다 선수 개인의 다양한 스토리를 담은 컬러웨이가 출시되고 있다. 유년 시절의 꿈, 가족, 성장 과정과 신념 등을 담는 플랫폼이 된 것이다. 어린이날을 맞아 유년 시절의 이야기를 직접 담았거나, 브랜드에서 이를 기념해 발매한 컬러웨이를 정리해봤다.


데빈 부커 (피닉스 선즈, 나이키)
데빈 부커는 자신의 첫 시그니처 ‘BOOK 1’의 인솔에 바코드를 새겼다. 바코드에는 세 자리 숫자 4개가 적혀 있다. 이 중 가운데에 있는 ‘616’은 부커가 태어나 고등학교 1학년까지 지낸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의 지역 코드(area code)다. 참고로 맨 앞에 있는 ‘001’은 어린 시절부터 사용한 등번호, 세 번째 숫자 ‘228’은 부커의 모교 모스 포인트 고등학교가 있는 미시시피주 지역번호, 마지막 ‘602’는 연고지 피닉스의 지역번호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사망 후에도 ‘프로트로(Protro)’ 버전이 꾸준히 레트로 형태로 발매되고 있다. 전작의 외형은 유지한 채 기능을 개선해 선보이는 농구화들이다. 그중에는 코비의 시작을 기념하는 컬러웨이도 있다. ‘코비 4 필리’와 ‘코비 6 이탈리안 카모’가 대표적이다. 필라델피아는 1978년 8월 23일 그가 태어난 고향이다. 유년 시절을 보낸 곳이자 농구공을 처음 잡은 장소이기도 하다. ‘코비 4 필리’의 인솔에는 코비의 생년월일인 ‘8-23-78’이 표시돼 있다.

이탈리아는 부친 조 브라이언트가 1983년 NBA 은퇴 후 ‘외국 선수(import player)’ 신분으로 뛰었던 나라다. 코비는 “이탈리아는 내 고향과도 같다. NBA 선수의 꿈을 처음 갖게 된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늘 마음에 품어왔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 애정이 담긴 농구화가 ‘코비 6 이탈리안 카모’다. 갑피에는 이탈리아 군복과 포도밭, 산, 해안선 등 이탈리아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카모플라주 패턴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자 모란트(멤피스 그리즐리스, 나이키)
자 모란트의 시그니처는 현재 ‘Ja 3’까지 발매됐다. 모든 버전이 각기 다른 특징을 갖고 있지만, 한결같이 이어지는 요소가 있다. 바로 힐에 새겨진 ‘12 AM’이다. ‘12 AM’은 어린 시절 농구 선수를 꿈꾸던 모란트가 아버지와 밤 12시가 될 때까지 훈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NBA 스타가 된 지금도 어린 시절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아웃솔 트랙션 역시 타이어에서 따왔다. 어린 시절 훈련에 사용하던 타이어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모란트는 ‘쿨-에이드(Kool-Aid)’와의 협업을 통해서도 컬러웨이를 발매했다. 쿨-에이드는 1970~1990년대 어린이 광고의 아이콘 중 하나였다. Ja 2는 이 쿨-에이드 특유의 플레이버 컬러 마케팅이 펼쳐지는 데 있어 훌륭한 캔버스 역할을 했다. 발매 당시 모란트는 “할머니 댁에 가면 항상 쿨-에이드가 있었는데, 어린 시절의 특별한 기억 중 하나였다”고 말한 바 있다.

2011년에 발매된 듀란트의 네 번째 시그니처 ‘KD 4 웨더맨(Weather Man)’은 그의 어린 시절 꿈이 반영된 농구화다. 학창 시절 듀란트의 장래 희망 중 하나는 기상캐스터였다. ‘꿈’을 농구화에 심은 것처럼, 힐에는 기상예보에서 볼 수 있는 레이더 그래픽이 새겨져 있다.

카와이 레너드(LA 클리퍼스, 뉴발란스)
늘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레너드도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담은 컬러웨이를 발매한 바 있다. 2020년 뉴발란스에서 발매된 ‘카와이 졸리 랜처’는 시그니처 ‘KAWHI’와 ‘졸리 랜처(Jolly Rancher)’의 협업 모델이다. ‘졸리 랜처’는 어린 시절 레너드가 좋아했던 사탕으로, 그의 추억을 농구화에 반영했다. 텅에는 졸리 랜처 캐릭터들이 카와이 특유의 포커페이스를 흉내 내 눈길을 끌었다.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 나이키)
2024년에 재출시된 르브론 제임스의 ‘르브론 4 플루티 페블스(Fruity Pebbles)’는 다양한 과일 맛을 가진 시리얼로, 르브론이 어릴 때 가장 좋아했던 제품이다. 화이트 바탕의 미드솔에는 알록달록한 색상을 모티브로 한 그래픽이 적용됐다. 인터뷰에서 르브론은 “어린 시절 아침마다 가족과 함께 먹곤 했다”고 회상했는데, 그래서인지 힐탭에는 ‘Family Size’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제이슨 테이텀(보스턴 셀틱스, 조던 브랜드)
테이텀은 자신의 네 번째 시그니처 ‘테이텀 4 세인트루이스(St. Louis)’의 첫 컬러웨이를 보스턴 셀틱스의 그린이 아닌 레드로 선택했다. 정확히는 ‘시어런 레드’로, 세인트루이스 스포츠를 상징하는 색상이다. 세인트루이스는 테이텀에게 특별한 도시다. 3살부터 18살까지 지낸 곳으로, 가난했던 어린 시절 농구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키운 장소다. 그는 인터뷰에서 “전기와 수도 공급이 끊기고 퇴거 통보를 받기도 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이어 “비가 오면 지붕을 방수포로 덮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첫 컬러웨이로 세인트루이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 힘든 시기가 내 여정의 일부이며,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필요한 끈기와 회복력이 무엇인지 상기시켜준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하든(클리퍼스, 아디다스)
하든은 자신의 열 번째 시그니처 ‘하든 VOL.10’의 첫 컬러웨이 명칭을 ‘IMMA BE A STAR’로 정했다. 글로벌 스타로 성장한 그의 여정을 담은 이름이다. 어린 시절 농구 스타가 되고 싶다는 꿈을 상징한다. 한쪽 인솔에는 어린 시절 하든이 어머니에게 쓴 손글씨 메모가, 다른 한쪽에는 아들이 남긴 메시지가 담겨 있다. 하든은 이 농구화를 통해 한 브랜드에서 10년 연속 시그니처를 출시한 역대 12번째 선수가 됐다.

도노반 미첼(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아디다스)
도노반 미첼은 농구화 명칭부터 어린 시절의 신념을 담고 있다. ‘D.O.N’은 ‘Determination Over Negativity’를 의미한다. 모든 의심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담은 것이다. 디자인에도 어린 시절의 추억이 반영됐다. 어린 시절 같은 팀 동료의 아버지가 붙여준 별명 ‘스파이다(Spida)’를 영감으로 삼았다. 또한 대부분의 모델이 다른 시그니처 농구화에 비해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출시된다. 미첼이 강조한 ‘접근성’ 때문이다. 어린 시절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갖고 싶은 농구화를 사지 못했던 경험이 반영된 결과다.

러셀 웨스트브룩은 2018년 ‘에어 조던 10 Class of 2006’을 발매했다. 이 컬러웨이는 어퍼가 양쪽으로 나뉜 디자인이 특징으로, 모교인 루징어 고등학교(Leuzinger High School)를 상징하는 레드와 블루 조합이 눈에 띈다. 인솔에는 졸업 연도를 기념하는 ‘Class of 2006’ 문구가 새겨져 있고, 오른쪽에는 개인 로고 ‘RW’가 들어가 있다.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샌프란시스코를 상징하는 선수로 자리 잡았지만, 커리의 뿌리는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다. 샬럿 호네츠 소속이던 아버지 델 커리의 영향으로 그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성장하며 농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이러한 배경을 기념하기 위해 2015년 언더아머는 ‘커리 2 프로비던스 로드(Providence RD)’를 출시했다. 색상은 노스캐롤라이나 주 깃발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텅 안쪽에는 커리의 이니셜 ‘WSC’가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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