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안경 팔아 500억 번 회사…"물 들어오는데 노 뺏겼어요" [장서우의 하입:hype]

장서우 2026. 5. 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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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엘리펀트는 연 매출을 2023년 58억 원에서 2025년 507억 원으로 5배 가까이 불린 회사다.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에 나선 그는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 간 치약 상표권 분쟁, 코웨이와 쿠쿠홈시스 간 정수기 지식재산권(IP) 침해 분쟁 등 전례에서 보듯 제품 디자인을 둘러싼 소송은 시장 지배력을 이미 확보한 기업이 신흥 기업을 움츠리게 하는 수단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면서 "소송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지만, 그 여파는 블루엘리펀트뿐 아니라 소규모 안경원까지 광범위하게 미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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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민 블루엘리펀트 대표 인터뷰
제품 디자인 두고 젠틀몬스터와 소송 중
"'디자인 랩'서 직접 안경 개발, OEM 생산
디자인 전담 조직 피소 이후 체계화·확대
국내외 매장 확대 계획 차질 없이 추진
이르면 6월 말 美LA 베벌리힐스 개점"
고경민 블루엘리펀트 대표가 5일 서울 성수동 블루엘리펀트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블루엘리펀트)


블루엘리펀트는 연 매출을 2023년 58억 원에서 2025년 507억 원으로 9배가량 불린 회사다. 5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감각적인 디자인의 안경과 선글라스를 팔아 K아이웨어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기록적인 실적에도 불구하고 이 기업이 세간의 주목을 받은 건 ‘짝퉁 논란’이었다. 국내 1위 브랜드인 젠틀몬스터로부터 제품 디자인을 베꼈다며 소송을 당하면서다.

 “후발 기업 견제보단 상생해야”

고경민 블루엘리펀트 대표(42)는 5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상황)”라며 “K아이웨어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는 상황에서 선발 업체가 후발 주자의 성장 사다리를 걷어찰 목적으로 소송을 활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에 나선 그는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 간 치약 상표권 분쟁, 코웨이와 쿠쿠홈시스 간 정수기 지식재산권(IP) 침해 분쟁 등 전례에서 보듯 제품 디자인을 둘러싼 소송은 시장 지배력을 이미 확보한 기업이 신흥 기업을 움츠리게 하는 수단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면서 “소송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지만, 그 여파는 블루엘리펀트뿐 아니라 소규모 안경원까지 광범위하게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인체공학적 제약으로 디자인에 큰 변주를 주기 어려워 ‘1㎜의 미학’이란 말이 나올 정도인 안경 업계 특성상 다툼의 여지가 많은 소송이란 설명이다.


그는 “젠틀몬스터가 있었기에 블루엘리펀트도 존재할 수 있었다”고 전제하면서 “선·후발 업체가 각자 잘하는 분야에서 상생해야 K아이웨어 시장 전체의 파이가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R&D에 매출 3% 투자…美진출 차질 없이”

고 대표는 블루엘리펀트가 별도의 디자인 개발 인력을 두지 않은 채 타사 제품을 모방하기만 한 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작년 4월 ‘디자인 랩’을 꾸려 △제품 △공간 △비주얼 크리에이티브 등 3개 부문별로 조직을 체계화했고, 특허 업무에 특화된 IP 스페셜리스트도 두는 등 자체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마련했다”며 “제품 개발과 디자인은 직접 하고, 생산은 중국 협력 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맡겨 왔다”고 밝혔다.

이전부터 전담 인력은 있었으나 작년 4월을 기점으로 조직을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피소 이후 규모를 늘려 현재 디자인 랩은 제품 부문 11명, 공간 부문 5명, 콘텐츠(비주얼 크리에이티브) 부문 4명 등 총 19명으로 갖춰져 있다. 검증 강화를 위해 외부 특허법인과 자문 계약도 맺었다.

지난해 아이웨어 제품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금액은 연 매출의 약 2%인 약 11억 원이다. 올해는 3%까지 늘릴 계획이다.

다만 전담 조직이 갖춰진 시점이 작년 3월 지식재산처 특별사법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이후인 만큼 범죄 혐의에 영향은 없다는 게 젠틀몬스터 측 주장이다.


블루엘리펀트는 올해 대구, 경주, 대전, 제주 등 지방 거점에 신규 매장을 출점할 예정이다. 지난해 일본에 이어 미국 진출도 예정돼 있다.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스에 이르면 6월 말 매장을 오픈한다.

LA 매장에선 국내에서 4만9900원에 판매되는 제품이 49.9달러(약 7만4000원)에, 6만9900원짜리 제품은 69.9달러(약 10만3000원)로 가격이 책정됐다. 고 대표는 “프리미엄화를 추구하는 젠틀몬스터와 K아이웨어의 대중화를 지향하는 블루엘리펀트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예 다르다”며 “소송 결과와는 별개로 글로벌 진출 전략을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고 대표는 지난 2월 이 회사 창립자인 최진우 전 대표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이후 유인철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각자 대표로 합류했다. 최고경영자(CEO)와 최고법률책임자(CRO)를 겸직 중이다. 변호사 출신으로, 현대카드와 삼성전자 등 대기업부터 야놀자, 캐치테이블 등 신생 기업 법무실을 두루 거친 베테랑이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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