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표를 사고, 자기 권한은 넓히고…FIFA 총회가 보여준 인판티노 체제의 현실

국제축구연맹(FIFA) 제76차 총회가 최근 끝났다. 표면적으로는 정기 회의였지만, 내용은 명확했다. FIFA의 권력 구조는 더 단단해졌고, 회장 잔니 인판티노의 영향력은 더 커졌다고 가디언이 4일 지적했다.
이번 총회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렸다. 내년 회장 선거를 앞둔 마지막 총회였다. 인판티노는 이 자리에서 차기 선거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 놀라운 발표는 아니었다. 이미 예정된 수순에 가까웠다.
재선 가능성도 사실상 확정적이다. 인판티노는 이미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아시아축구연맹(AFC), 남미축구연맹(CONMEBOL)의 공개 지지를 확보했다. FIFA 회원국 211개국 가운데 111표 이상을 확보한 상태다. 경쟁 후보가 나설 가능성도 크지 않다. 2019년과 2023년에 이어 사실상 무투표 당선 분위기다.
이번 총회의 핵심은 돈이었다. 인판티노는 FIFA의 2027~2030년 예상 수입이 140억 달러(약 20조6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존 전망보다 늘어난 규모다. FIFA 역사상 최대 수준이다.
돈이 늘어나면 배분도 늘어난다. 인판티노는 앞으로 4년간 각국 축구협회 지원금을 최소 27억 달러(약 3조 9892억원)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기존보다 20% 증가한 수준이다. FIFA는 더 많은 대회를 만들고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다. 그 수익 일부를 회원국에 나눠준다. 그리고 그 지원금은 회장 선거 지지 기반으로 연결된다. 인판티노는 “FIFA의 돈은 여러분의 돈”이라고 말했다. 이 메시지는 회원국들에 매우 직접적이다.
FIFA의 권한 확대도 확인됐다. 이번 총회에서 FIFA는 새 규정들을 밀어붙였다. 월드컵에서 선수가 상대와 대화할 때 입을 가리거나 경기장을 무단 이탈하면 자동 퇴장을 줄 수 있도록 심판 지침을 강화했다. 여기에 더해 더 큰 논란도 나왔다. FIFA는 클럽 경기에서 21세 이하 자국 출신 선수 1명을 항상 출전시키는 새 규정 검토에 들어갔다. 유소년 육성을 위한 명분이지만 구단 반발이 거세다. 클럽들은 법적 대응까지 검토 중이다. 이미 FIFA는 국제 리그 단체와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FIFPRO)로부터 국제 경기 일정 문제로 법적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런데 또 다른 충돌 지점을 만들었다.
2030년 이후 국제 경기 일정 논의는 사실상 보류됐다. 가장 큰 변수는 2034 FIFA 월드컵 개최 시점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대회는 기후 문제로 1~2월 개최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유럽 리그 일정과 정면 충돌한다. 클럽월드컵 확대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FIFA는 현재 32개 팀 규모인 FIFA 클럽 월드컵을 48개 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익 확대가 목적이다. 유럽의 존재감은 줄었다.
내년 FIFA 총회 개최지는 모로코 라바트로 확정됐다. 2019년 프랑스 파리 이후 FIFA 연례 총회는 유럽에서 열리지 않고 있다. 카타르, 르완다, 태국, 파라과이, 캐나다에 이어 이번에는 모로코다. 가디언은 “이는 FIFA 외교 축의 이동을 보여준다. 유럽 중심 시대가 아니라 중동, 아프리카, 북미 중심으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특히 모로코는 2030 FIFA 월드컵 공동 개최국이다. 인판티노에게는 중요한 외교 파트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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