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아내 사별, 암 재발로 힘든 나날…"두 아들 클 때까지만 버텨줬으면"

김영경 2026. 5. 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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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들 어린 나이에 아내 위암 3기로 하늘 나라 떠나
2021년 자신도 췌장암 3기 진단…2년 후 척추 암 전이
지난달 27일 암 재발 속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현진(가명·54) 씨가 유일한 말동무인 고양이를 안고 있다. 김영경 기자

"아이들이 저의 구원자예요."

이현진(가명·54) 씨의 삶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신이 시험이라도 하는 건지 조금 살만해진다 싶으면 어김없이 시련을 안겨줬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만 바라보는 두 아들을 보면 삶에 대한 의지를 놓을 수 없었다. 자신이 아이들을 살린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아이들이 그를 살린 셈이었다.

◆아내·아버지의 연이은 죽음

대구 토박이인 현진 씨는 중산층 가정에서 평범하게 자랐다. IMF 외환위기 시절, 아버지가 투자 실패로 전 재산을 날리긴 했지만 어머니의 희생으로 큰 부족함은 없었다. 군 제대 후엔 서점에서 일하며 수능 준비를 병행했고 자동차 학과에 늦깎이로 진학했다. 적성에 잘 맞아 자동차 부품 회사에 취업해 10여 년간 실력을 쌓았다.

그 과정에서 지금의 아내도 만났다. 친구의 소개로 만난 아내에게 첫 눈에 반했고 7년 연애 끝에 결혼에 성공했다. 아이가 잘 생기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40대를 앞두고 두살 터울의 두 아들을 얻었다. 늦깎이 아빠라는 부담감에 경제적 여유를 위해 개인 사업도 시작했다. 일과 가정, 모두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듯했다.

그러던 2014년 가을 아내가 '위암 3기'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됐다. 모든 걸 중단하고 아내의 병 수발에만 매달렸다. 1년간 치료를 이어갔지만 차도가 없없고 이듬해 아내는 결국 하늘나라로 떠났다. 첫째가 6살, 둘째가 4살이 되던 해였다.

사별의 슬픔도 잠시, 가족의 생계를 위해 다시 일을 시작해야 했다. 아이들을 맡길 데가 없어 노후한 어머니에게 염치 불고하고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2019년 아버지가 폐암 진단을 받고 투병을 시작하며 그마저도 어렵게 됐다.

◆췌장암 발병, 그리고 암 재발

일과 양육을 병행하기 위해 지역 도서관 기간제, 행정복지센터 복지 도우미 근무를 시작했다. 벌이가 이전 같진 않았지만 나름 안정적인 나날들이었다. 아침에 출근하고, 아이들이 하교 후 지역아동돌봄센터에 있으면 퇴근하며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남는 시간엔 전기기사 자격증 공부를 하며 새로운 시작을 꿈꿨다.

그러던 중 예기치 못한 불행이 또다시 현진 씨를 찾아왔다.

2021년 말 복통이 심해 찾은 병원에서 '췌장암 3기' 진단을 받게된 것. 병원에서는 당장은 수술이 어렵다며 항암 치료를 제안했다. 독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약이 잘 맞았다. 14차례 항암 치료와 수술 끝에 2023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췌장암은 오래 살지 못한다고들 하는데 큰 행운이라 여겼다.

조금씩 마음을 놓아가던 작년 여름, 현진 씨는 목 뒤쪽과 어깨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인근 병원에선 암 전이로 척추뼈가 내려앉아 신경을 누르고 있다고 했다. 고통으로 수차례 응급실에 실려갔지만 서울의 병원은 진료 날짜를 당겨줄 수 없다고 했다. 한 달 동안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마약성 진통제를 맞고 혼자 걷지 못하는 탓에 대소변을 가려줄 요양병원에 입원까지 했다.

작년 12월 암세포를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고, 재활 기간을 거쳐 올해 초 대구로 돌아왔다. 지금은 지역 대학병원에서 매주 항암치료를 받으며 한 달에 한 번씩 서울의 병원에 뼈 주사를 맞으러 다니고 있다.

"남들은 한번 겪기도 어려운 일이 나한테는 연달아 찾아오니 원망이 많이 들었어요. 아내 일은 어쩔 수 없더라도 내 손으로 아이들이라도 챙길 수 있었으면 했는데…."

◆떠난 뒤에 홀로 남을 아이들

현진 씨는 항암 치료 날 이외에는 외출을 거의 하지 못하고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러 일을 겪으며 정신없이 살다 보니 주변과도 교류가 다 끊겼다. 아침에 나간 아이들이 집에 돌아올 때까지 말 한마디 할 일이 없다. 우울감이 깊어져 작년에 입양한 유기묘 한 마리가 그의 유일한 친구다.

경제적인 부담도 그의 어깨를 짓누른다. 현재 기초생활수급비와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지만 의료비와 생활비로 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지인에게 빌린 치료비 600만원을 갚아야 하고, 매달 주택 대출 이자도 46만원씩 꼬박꼬박 나간다. 개인 보험이 없어 큰 비용이 드는 현재의 치료가 언제 끝날지도 기약할 수 없다.

현진 씨의 가장 큰 바람은 두 아들이 사회에서 제 자리를 잡을 때까지만 건강이 버텨주는 것이다. 미성년자인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없어 자신이 떠난 후에 보낼 시설도 알아봤지만 마음이 영 편치 않다. 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이 자리를 지켜주는 게 아버지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 믿고 버틸 수 있는 만큼 버텨보기로 마음을 다 잡는다.

"죽는 것엔 미련이 없지만 제가 떠나면 홀로 남을 아이들이 걱정이 돼요. 첫째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3년만 더 살고 싶은데 너무 큰 욕심일까요…."

*매일신문 이웃사랑은 매주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소중한 성금을 소개된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액 그대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성금을 전달하고 싶은 분은 하단 기자의 이메일로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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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성금내역]

◆혈육의 배신, 가난과 싸우는 박지훈 씨에 2,364만원 전달

혈육의 배신과 병마, 가난 속에서도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는 아내의 수술을 가장 먼저 해주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사는 박지훈 씨(매일신문 4월 21일 13면)에게 2천364만6천842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삼이시스템 20만원 ▷문심학 30만원 ▷박철기 20만원 ▷변정기 5만원 ▷전우식 5만원 ▷이병규 2만5천원 ▷김우진 2만원 ▷문교식 2만원 ▷신종욱 2만원 ▷최은서 1만5천원 ▷최정원 1만5천원 ▷김종식 1만원 ▷박순애 1만원 ▷이서영 1만원 ▷이현민 1만원 ▷정혜원 1만원 ▷조금래 1만원 ▷조성연 1만원 ▷조현석 1만원 ▷은빈환 5천원 ▷이순덕 5천원 ▷조철제 5천원 ▷이장윤 4천원 ▷심금자 1천원 ▷'인연' 1만원 ▷'돕자돕자' 8천698원 ▷'주' 5천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암과 사투 벌이는 김옥선 씨에 2,737만원 성금

비싼 약값에 암과 싸우는 고통으로 하루 하루가 힘들지만 반듯하게 잘 자라준 두 아들을 바라보며 삶의 의지를 이어가고 있는 김옥선 씨(매일신문 4월 28일 12면)에게 44개 단체, 174명의 독자가 2천737만5천232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한성철강㈜ 100만원 ▷세무법인송정김천2 50만원 ▷송곡문화장학재단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태린(박찬종) 40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대흥분쇄기(한미숙) 20만원 ▷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명문감정(최윤도) 10만원 ▷민성한의원 10만원 ▷법무사김태원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 10만원 ▷유성에스에이치(이석현) 1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느티나무한약국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5만원 ▷위브디자인(김영민)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국선도두류수련원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세창산업(강석원) 3만원 ▷㈜동위(이석우) 3만원 ▷범진전자(박용범) 2만원 ▷통영굴국밥국수(허정) 2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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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인' '언젠간복이다복' '옥선씨쾌유빕니다' '주님사랑' 각 10만원 ▷'김옥선씨앞' '로지스올(피땀눈물)' 각 5만원 ▷'천사' 3만원 ▷'@@@' '석희석주' '언젠가좋은일모두' '최재혁프란치스코' 각 1만원 ▷'행복의씨앗이길' 5천원 ▷'돕기돕기돕기복받자' 3천232원.

※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만 발행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