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업계 “성수기인 5월이 고비”…중동전쟁 장기화에 진퇴양난[중기+]

부애리 2026. 5. 5.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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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발 악재 두 달째
5월 건물 외장 도색 ‘성수기’
나프타 수급 불안에 공급부족 우려 지속
사진은 아파트 외벽 도장 모습 [박동순 기자]

중동전쟁이 두 달 넘게 이어지면서 건물 외벽 도 성수기인 5월 대목을 앞두고 페인트 업계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나프타 수급 불안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로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역마진 부담도 큰 상황이다.

중동전쟁 장기화에 ‘역마진’ 우려 지속

5일 업계에 따르면 페인트 업체들은 5월 성수기를 앞두고 ‘쇼티지(공급부족)’ 사태가 발생할까 긴장하고 있다. 페인트 업계에서는 외장 공사에 적당한 날씨인 5월이 성수기다. 이 때문에 건설 매출이 큰 페인트업체들의 매출도 주로 봄과 가을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 전체적으로 제품 공급이 안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어서 다들 긴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페인트 재고를 6개월분까지 쌓아두긴 했지만, 전쟁 장기화에 공급 부족 사태가 언제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역마진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페인트 주요 원료인 용제와 수지 원료를 전년 대비 50% 이상 상승한 가격에 공급받는 상황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페인트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인트는 수지, 안료, 용제, 첨가제 등 4가지 원재료로 구성된다. 주요 원료인 용제와 수지의 원료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중동전쟁이 두 달 이상 이어지면서 나프타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나프타 가격은 배럴당 나프타는 128.56달러로 전년 대비 67%나 상승했다.

하지만 정부가 물가안정 기조를 강조하면서 쉽사리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KCC는 지난달 1일 도료 제품 가격을 10~40% 인상할 계획이라는 공문을 보냈다가 이를 철했다. SP삼화(옛 삼화페인트)도 가격 인상률은 최대 20%에서 10% 수준으로 축소했다. 노루페인트도 일부 제품을 가격 인상 대상에서 제외하고 인상 폭을 줄이는 등 기존 계획을 조정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지난 3월 말 KCC· 노루페인트·삼화페인트공업·강남제비스코·조광페인트 등 5개 페인트 업체 본사와 업계 이익단체인 한국페인트, 잉크공업협동조합 사무소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눈치에 쉽사리 가격을 올릴 수도 없어 팔면 팔수록 손해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은 삼화페인트 경기 시화공장 생산라인. [삼화페인트 제공]
수익성 악화에 신사업도 ‘잰걸음’

건설경기가 악화하고 있는 데다, 중동전쟁까지 겹치면서 페인트 업계의 수익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페인트업체들은 뷰티·반도체·이차전지까지 신사업 확장에 잰걸음이다. 업계 1위인 KCC는 지난해 매출 6조4838억원, 영업이익 4276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2.6%, 9.2% 감소하며 실적이 악화했다. 노루페인트 역시 매출액이 771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줄었고, 영업이익은 302억원으로 30% 이상 감소했다. SP삼화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9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매출도 61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KCC는 최근 KCC실리콘 사업을 기반으로 뷰티 소재 시장 개척에 적극적이다. 최근 프랑스·인도·중국 등 최근 주요 화장품 원료 전시회에 참가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KCC실리콘은 실리콘 기반 뷰티 소재를 선보이며 글로벌 바이어와의 협력도 적극 추진 중이다.

노루페인트도 이차전지 첨단소재와 특수도료 등 신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화재 위험을 줄여주는 이차전지 배터리 소재 13종을 비롯해 항공기·선박·무인기에 적용되는 스텔스 도료 등 특수 도료 연구개발(R&D)도 확대하고 있다.

삼화페인트는 아예 ‘SP삼화’로 사명을 변경하고 종합소재 회사로의 탈바꿈을 선언했다. 2018년 반도체 패키징 소재 개발에 착수한 지 약 7년 만인 올해 에폭시몰딩컴파운드(EMC)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신규 EMC 제품의 양산 체제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글로벌 최상급 모바일 기기 부품으로 공급을 시작했다. EMC는 열·습기·충격 등 외부 환경으로부터 반도체 칩을 보호하는 소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경기와 밀접한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실적 악화는 지속될 것”이라며 “연구개발을 통해 균형있는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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