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생산성 OECD 하위권' 서비스업 실태조사 나선다…서발법 본격 준비
정부, 서비스업 실태조사 착수…예산과 제도 기반도 동시에 설계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정부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발법) 제정을 앞두고 산업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서비스업이 고용과 부가가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산업임에도 생산성은 주요 선진국 대비 크게 뒤처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실태조사를 토대로 법 제정 이후 즉각적인 정책 집행이 가능하도록 기본계획과 실행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고용 71.6% 차지하지만…생산성은 OECD 하위권
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최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 준비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서비스산업 전반에 대한 현황 분석과 국제 비교를 통해 산업 경쟁력을 진단하고, 법 제정 이후 정책 추진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플랫폼 경제 확산, 인공지능(AI) 및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으로 산업 환경이 급변하면서 서비스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체계적인 정책 추진과 제도적 기반 마련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서비스산업은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지난 2024년 기준 전체 고용의 71.6%, 부가가치의 61.9%가 서비스업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생산성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 2023년 기준 서비스업 취업자 1인당 생산성은 7만 8225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중 27위에 그쳤다.
미국(15만 1770달러), 프랑스(10만 66달러), 독일(10만 66달러)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격차가 컸다. 국내 제조업 생산성(15만 8335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업종별 격차도 뚜렷했다. 금융보험업은 18만 7269달러, 정보통신업은 12만 1347달러로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유통·운수·음식·숙박은 5만 3798달러, 기타 서비스업은 3만 9372달러에 머물렀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격차도 컸다. 제조업을 100으로 봤을 때 서비스업 생산성은 49.4 수준에 불과했다. OECD 평균은 95.7, 주요 선진국은 86.7 수준이었다.
이처럼 서비스업 생산성이 낮은 배경에는 저부가가치 업종 중심의 산업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실직자나 퇴직자의 창업 등이 일부 업종에 집중되면서 과잉경쟁을 초래하고, 낮은 생산성 구조를 고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간 서비스 연구개발(R&D) 투자 부족과 무형자산 투자 미흡도 생산성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자본투자율은 32.1%로 OECD 최고 수준이지만, 지식재산생산물 투자 비중은 22.2%에 그쳤다. 아일랜드(49.2%), 스위스(38.7%), 미국(36.0%), 덴마크(30.1%) 등 주요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무형자산 투자도 GDP 대비 15% 수준에 머물렀다. 건설·설비 중심의 물적 투자는 활발하지만, 소프트웨어, 데이터, R&D, 브랜드, 디자인 등 지식자산 축적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의미다.
한국생산성본부는 "건설·설비 중심 등 전통적 물적자본 투자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해 투자 효율성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며 지식자산 축적은 부족한 모습"이라며 "한국은 양적 자본투자는 풍부하지만 질적 전환이 부족하며, 특히 무형자산 투자의 미흡이 생산성 향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법 제정 앞두고 '실행 설계' 착수…실태조사에 정책 밑그림 담는다
정부는 이번 실태조사를 단순 현황 파악이 아니라 법 제정 이후 즉시 작동할 정책 설계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조사의 핵심은 서비스산업 전반에 대한 구조 진단과 함께 정책 추진 체계를 구체화하는 데 있다.
우선 산업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와 국제 비교를 통해 업종별 경쟁력 수준과 취약 분야를 정밀 분석한다. 이를 토대로 서비스산업의 중장기 정책 목표와 기본계획·시행계획 수립에 필요한 핵심 과제를 도출한다.
특히 법 제정 이후 추진할 주요 정책사업을 사전에 설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서비스 연구개발(R&D) 지원, 인력양성, 표준화 등 법에 담길 필수 정책사업을 구체적인 실행 단위로 나누고, 실제 집행 가능한 수준의 추진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책 추진을 위한 조직과 거버넌스 설계도 이번 조사에 포함된다. 서비스산업발전위원회, 전문연구센터, 민관 협의체 등 정책 추진기구의 구성과 역할을 정립하고 부처 간 기능 분담도 함께 검토한다.
예산과 제도 기반도 동시에 설계한다. 기존 정부·공공기관의 서비스산업 지원사업을 전수 분석해 중복을 줄이고, 신규 중점사업을 발굴해 정책 패키지로 재구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법 제정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정책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단순한 선언적 법안이 아니라 즉시 집행 가능한 '실행형 기본법'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법이 제정된다면 즉시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실태조사를 마련했다"며 "실태조사를 통해 정책 과제를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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