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자금 감당 가능해도 “노인은 NO”… 0.8평 찜통 내몰려 [심층기획-사라진 전세, 주거의 자격]
LH 등서 지원받아 자금 있는데도
에어컨 갖춘 고시원들은 입주 거절
창문 없는 방서 혹독한 여름나기
장애인은 반지하도 구하기 힘들어
SH 주거상담 과반이 60대 이상
“직접 매물 구하는 전세지원보다
매입임대주택 노인 공급 늘려야”

김씨가 이곳에서 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전세 보증금이 없어서가 아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세 보증금을 최대 1억3000만원 지원해주는 전세임대주택 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매물을 보기도 전에 독거노인이라는 이유로 계약을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결국 부동산시장에서 밀려난 독거노인은 임시 거주 시설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시설에 묵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고시원에서조차 입주인 나이와 신분을 따지기 때문이다. 김씨는 2024년 에어컨이 있고 화장실과 샤워실도 방마다 있는 길 건너편 고시원에 들어가려고 했다. 월세가 10만원 더 비쌌지만 주거급여로 감당 가능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전화했을 때 ‘방이 있다’고 했던 고시원 주인은 김씨를 보자마자 “여긴 학생이나 직장인만 받는다”며 손사래쳤다. 김씨가 거동이 불편한 모습을 보고선 “여기는 2층이라 위험해서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씨의 법정 후견인으로 지정된 사회복지사들은 임대인을 수차례 설득한 끝에 퇴거를 보름 앞둔 지난달 30일 이씨가 살 전셋집을 가까스로 구했다. 복지사들은 “지난해에는 이씨 상태를 최대한 자세히 설명했는데 그러다 보니 집을 구하기 어려워 올해는 이씨가 정신장애인이라는 말은 하지 않고 금전 관리 같은 게 부족한 분이라고만 설명했다”며 “임대인들이 입주자의 나이와 질병 여부 등을 확인하는데 몇 차례씩 계약을 거절당한 분들은 결국 재개발 직전이라 천장에 구멍이 뚫린 곳에 입주하기도 한다”고 했다.

LH가 직접 매입해 임대하는 ‘매입임대주택’이 대안으로 제시되지만, 공급물량이 한정적이라 수요를 감당하긴 어렵다.
매입임대주택 중 고령자 맞춤형 공급 비율이 턱없이 적다는 점도 지적된다. 올해 3월 LH는 매입임대주택 총 2만5730호의 입주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는데, 이 중 고령자 맞춤형 공급량은 다가구 공급 물량(1만6439호)의 0.78%(50호) 남짓이다. 청년(19.5%, 3200호), 신혼부부 1·2유형(31.5%, 5171호)에 비해 턱없이 적다.
유경민·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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