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감소에 “뭉쳐야 산다”고 하더니…현실은 대학별 ‘각자도생’

양철민 기자 2026. 5. 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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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통폐합 지지부진…노무현 15건→윤석열 3건
25년간 33건 그쳐…사립대는 소유·재단 문제에 발목
8월 구조개선법 시행 변수…대학 구조조정 속도내야
챗GPT 생성 이미지

학교 간 통폐합 등 이른바 생존을 위한 대학 간 ‘이합집산’이 최근 몇년 새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 당시에는 대학 통폐합이 각각 15건과 9건이 있었지만 박근혜 정부(2건), 문재인 정부(2건), 윤석열 정부(3건) 등의 관련 수치만 놓고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통폐합이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다만 오는 8월 ‘사립대학 구조개선법’이 시행돼 최근 10년새 지지부진했던 대학간 통폐합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한국교육개발원의 ‘대학 통폐합 과정 쟁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부터 최근 25년 동안 국내 대학 통폐합 사례는 33건에 그쳤다.

대학 신입생 추이를 보면 2016년부터 2023년까지 7만여 명의 신입생이 줄었으며 출생아 수 감소 여파로 이 같은 감소 추이는 보다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국내 대학은 일반대 188곳, 전문대 137곳 등 총 359곳으로 현재도 대학이 지나치게 많다. 무엇보다 지난해 교육에 필요한 최소 요건을 갖추지 못해 학자금 대출 제한을 받는 대학만 17곳이라는 점에서 통폐합 등에 기반한 대학 구조조정에 보다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사례별로 보면 국립대(공립대 포함) 간 통합의 경우 일반대 끼리의 통합은 5건, 일반대와 전문대 간의 통합은 9건, 일반대와 교육대학 간의 통합은 1건 등 총 15건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2006년부터 3년 간 강원대와 삼척대, 부산대와 밀양대, 전남대와 여수대, 경북대와 상주대 간의 통폐합이 진행됐으며 2021년에는 경상대와 경남과학기술대가 경상국립대로 통폐합했다”며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간 통폐한 사례로는 2025년 안동대와 경북도립대가 국립경국대로, 2023년 한경대와 한경복지대가 한경국립대로 각각 통폐합 한 사례를 꼽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06년 충주대와 청주과학대가 충주대로 통폐합 한 후 2012년 한국철도대와 통합해 현재의 한국교통대가 설립됐다”며 “2010년 인천시립대학인 인천대와 인천전문대가 인천대로 통폐합됐으며 ‘국립대학법인 인천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2013년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된 것 또한 주목할 만한 사례”라고 밝혔다.

사립대를 기준으로 할 경우 최근 25년간 일반대와 일반대 간의 통합은 1건, 일반대와 전문대간의 통합 15건, 침례신학대와 수도침례신학교가 통합해 탄생한 한국침례신학대 1건 등 총 17건을 기록했다. 국립대와 사립대 간 통합을 기준으로 할 경우 관련 사례는 성신여대와 국립의료원간호대 간의 2006년 당시 통합 단 1건 뿐이었다. 다만 성신여대 사례는 보건복지부가 당시 국립의료원간호대학의 폐지를 추진하며 타 대학으로의 승계를 공모해, 이후 성신여대가 단독으로 신청해 승인을 받았다는 점에서 매우 예외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보고서는 “2006년 가천의과학대학과 가천길대가 가천의과학대로, 2007년 경원대와 경원전문대가 경원대로 각각 통폐합한 후 2012년 현재의 가천대로 합쳐진 것”이라며 “가천대 외에는 서로 다른 학교 법인 간 통합은 중앙대가 적십자 간호대학을 2012년 통폐합한 사례 등 손에 꼽을 정도”라고 밝혔다.

올해만 놓고 보면 강원대와 강릉원주대가 통합한 강원대를 비롯해 국립창원대·도립거창대 ·도립남해대가 통합된 국립창원대, 국립목포대·전남도립대가 통합된 국립목포대, 원광대·원광보건대가 통합된 원광대 등이 출범했다. 향후에는 충북대·국립한국교통대, 부산대·부산교대, 수원대·수원과학대 등이 통합될 예정이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사립대학 간 통폐합은 국립대와 비교 해 진척이 더딘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사립대는 학령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유·관리와 관련한 이슈 때문에 통폐합을 실행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향후 사립대 통폐합을 위한 별도의 법적·재정적 지원체계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교육부가 대학 통폐합과 관련해 2018년 공개한 안내서를 보면 대학 통폐합 절차는 △대학 간 논의를 통해 통폐합을 결정하고 △의사회와 총장의 승인 및 대학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한 후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순서로 돼 있다”며 “대학 통합을 사실상 교육부의 대학설립개편심사위원회를 비롯한 행정부의 지도 및 판단에 의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통폐합 과정에 대한 구체적 사항을 법령에서 규정하는 것은 일종의 규제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금 더 세부적 규정이 수립돼야 한다고 보기 힘들다”며 “다만 현재와 같이 대학 통폐합을 교육부와 위원회에 떠넘기는 체제는 제도 자체의 안정성 및 대학의 예측가능성을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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