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품은 손주들도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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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장을 지낸 최재형 변호사와 아내 이소연 씨는 '손주 경제' 가운데서도 물질적 지원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경험 소비'의 전형적인 사례다.
나아가 혈연을 넘어선 '사회적 손주'까지 품으며 손주 경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재형 변호사(69)와 이소연 씨(65)를 만난 것은 4월의 어느 목요일 저녁, '비바브라보 손주사랑합창단' 연습을 앞둔 시간이었다.
그는 손주 경제의 '선'에 대해서도 분명한 기준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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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장을 지낸 최재형 변호사와 아내 이소연 씨는 ‘손주 경제’ 가운데서도 물질적 지원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경험 소비’의 전형적인 사례다. 나아가 혈연을 넘어선 ‘사회적 손주’까지 품으며 손주 경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재형 변호사(69)와 이소연 씨(65)를 만난 것은 4월의 어느 목요일 저녁, ‘비바브라보 손주사랑합창단’ 연습을 앞둔 시간이었다. 시니어와 손주가 함께 노래하는 세대 공감 프로젝트로, 실제 부부의 손주가 합창단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첫째 손주 이재연 군은 어린이 합창단 ‘코리아 킨더코어’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여기에 조부모 세대를 대상으로 한 ‘비바브라보 손주사랑합창단’ 모집 소식이 전해지자, 두 사람은 주저 없이 참여를 결정했다.
부부는 무대에서 손주와 함께 노래 부를 날 만을 기다리며 설렘과 기대 속에서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손주와 함께하는 이런 값진 경험을 언제 또 해보겠냐”라는 말에서 손주를 향한 각별한 마음이 느껴진다.

“돈보다 오래 남는 것”… 경험 소비의 힘
판사·국회의원·변호사를 거친 최재형 변호사에겐 흔히 ‘경제적 여유가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따른다. 그러나 최재형 변호사는 “할아버지의 재력이 시원치 않다”고 웃으며 말했다.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자라려면 아빠의 무관심, 엄마의 정보력, 할아버지의 재력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죠. 그런데 저희는 할머니의 사랑이 그 자리를 대신 채워주고 있습니다.”
“우리 손주들은 정말 안 예쁜 데가 없다. 빨리 커가는 모습을 보면 아까울 정도다”라는 이소연 씨 역시 손주와의 시간에 더 큰 가치를 둔다. 함께 요리를 하고 여행을 다니며 추억을 쌓는 일상이 부부의 ‘손주 경제’다. 손주사랑합창단 참여 역시 같은 맥락이다.
앞으로는 해외 경험의 기회도 만들어줄 계획이다. 중요한 것은 ‘얼마를 쓰느냐’가 아니라 ‘어떤 시간을 쌓느냐’에 있다.
“재정적인 도움보다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드는 게 아이들에게 더 오래 남는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손주들이 할아버지·할머니를 떠올렸을 때 무엇을 사줬는지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관계였는지를 기억했으면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가장 값진 유산이죠.”(최재형 변호사)
그는 손주 경제의 ‘선’에 대해서도 분명한 기준을 제시했다. 조부모가 자신의 노후를 희생하면서까지 지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결국 어른의 뒷모습을 보고 자랍니다.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기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혈연을 넘어 가슴으로 품은 손주들
최재형 변호사 부부의 가족사는 조금 특별하다. 두 딸을 낳고, 두 아들을 입양해 사 남매를 키웠다. 입양한 두 아들은 건실한 청년으로 성장해 각자의 꿈을 펼치고 있다. 두 딸은 결혼해 각각 아들을 낳았고, 현재 부부에게는 손주가 두 명 있다.
부부는 평소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두 아들과의 인연 역시 보육기관을 통해 맺었다. 현재도 지역 보육원 아이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어느덧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없다. 한때 아들을 향했던 시선은 이제 보육원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다. 혈연은 아니지만 실제 손주처럼 아끼고 돌보는, 이른바 ‘사회적 손주’다. 정기적으로 만나 책을 읽어주고, 때로는 집으로 초대해 하룻밤을 보내기도 한다.
5월 가정의 달에는 보육원 아이들 중 일부와 2박 3일 여행도 계획하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만났는데 어느덧 중학생이 된 아이들이다. “우리 손주들과 보육원 아이들이 잘 어울려 논다. 그 모습이 참 좋다”며 수많은 손주를 품은 부부는 웃는다.
부부는 꾸준히 열 명 정도의 보육원 아이들에게 학원비 일부를 보태는 방식으로 경제적인 도움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에 비해 식사 등 기본적인 생활 지원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교육 지원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었다는 것이 부부의 설명이다.
“많은 돈이 아니라, 작은 사랑만 줘도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여유가 된다면 내 손주만 예뻐하지 말고, 눈을 넓혀 세상에 있는 아이들을 바라봤으면 합니다.”(이소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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