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새벽배송 주 48시간 땐, 택배비 1000원 올라”

윤상진 기자 2026. 5. 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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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학회, 배송기사 수입 계산
지난 2월 9일 서울 이마트 청계천점 PP센터에서 주문 상품들에 대한 분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새벽배송 기사의 근로 시간을 ‘주 48시간’으로 제한하면 택배비가 건당 1000원 이상 오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 노동계는 배송 기사의 근로 시간을 줄이되 수입은 보전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결국 소비자와 소상공인에게 비용이 전가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택배비 인상 수준을 예측한 학계 연구가 처음 나온 것이다.

새벽배송 시간 제한은 작년부터 여당이 주도하는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논의되고 있다. 배송 기사들의 건강권을 보호하자는 취지다. 현재 새벽 배송 기사들은 주당 60시간 안팎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당과 노동계는 타협안으로 ‘주 48시간’ 제한을 주장하고 있다. 동시에 노동계는 근로시간 제한으로 줄어드는 수입도 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본지가 입수한 한국상품학회 정책보고서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 합의의 소비자·소상공인 영향 분석과 정책 제언’에 따르면, 새벽배송 시간을 주 48시간으로 제한하고 기사들의 수입을 보전할 경우 월 369억원, 연간 4428억원의 추가 비용이 생기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비용을 전체 새벽배송 물량으로 나누면 건당 운송비가 1061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비용이 생기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기사들의 줄어든 수입을 보전하는 비용이다. 보고서는 현재 개인사업자로 새벽배송을 하는 기사 1만5000명(쿠팡·컬리·CJ대한통운)을 기준으로, 이들이 주당 60시간을 일한다고 가정했다. 근로시간이 48시간으로 20% 줄면, 수입도 20% 감소한다. 새벽배송 기사 월평균 수입은 545만원(2024년·한국교통연구원 조사)인데, 436만원으로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즉 1인당 월 110만원씩 보전해줘야 하고, 전체 기사의 수입을 보전해주는 비용은 약 165억원으로 추산됐다.

둘째는 추가 인력 비용이다. 기존 새벽 배송 기사 1만5000명이 주당 12시간씩 덜 일한다고 가정하면 총 18만 시간의 ‘배송 공백’이 생긴다. 이를 메우려면 약 3750명의 추가 인력(주 48시간 근무 기준)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이들에게 새벽 배송 기사 월평균 수입(545만원)을 준다고 가정하면, 추가 인력 비용은 월 204억원으로 추산된다.

추가 비용의 경우 당장은 택배사가 지불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엔 소비자와 소상공인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의 멤버십 구독료를 올리거나, 쿠팡·컬리에 입점한 소상공인, 기업이 부담하는 판매 수수료나 납품 단가가 조정될 수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상공인이나 마진율이 낮은 업체들은 버티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일률적인 시간 제한 대신 건강을 직접적으로 보호하는 조치가 우선“이라며 ”새벽배송 기사의 특수 건강검진을 의무화하고, 일정 일 이상 연속해서 야간 근무는 못 하게 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는 자체적으로 근로시간 제한에 따른 비용 상승분을 산출하기 위해 한국교통연구원에 관련 연구를 의뢰했지만,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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