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 노래 맞춰 "다카이치 관둬!" 일본 MZ 시위엔 K팝·응원봉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일본 전역에서 평화헌법을 지키고자 응원봉을 들고 거리로 나가는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가 늘고 있다.
아이돌 응원봉을 들고 K팝을 따라 부르는 한국 시위 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응원봉 시위'가 일본에서도 하나의 사회 현상처럼 확산하고 있다.
시위대는 아이돌 그룹 에스파의 노래 '위플래쉬'를 배경 음악으로 깔고 "멈춰라 헌법 괴롭히기", "지키자 일본의 헌법"을 연호했다.
이후 한국 MZ세대 시위를 상징하는 곡이 됐는데, 일본 시위에도 빠지지 않는 노래가 된 것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응원봉·깃발 문화가 시위 진입 장벽 낮춰
오사카선 '다만세' 한국 가사 울려 퍼져
"민주적 절차 흔들리자 분노하는 MZ"

일본 전역에서 평화헌법을 지키고자 응원봉을 들고 거리로 나가는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가 늘고 있다. 아이돌 응원봉을 들고 K팝을 따라 부르는 한국 시위 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응원봉 시위'가 일본에서도 하나의 사회 현상처럼 확산하고 있다.
4일 일본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헌법기념일이었던 전날 도쿄 린카이광역방재공원에서 열린 헌법 수호 시위에는 약 5만 명이 모였다. 대규모 인파가 몰린 데다 흥겨운 분위기가 더해지며 축제 현장을 떠올리게 했다. 참석자들은 한국 아이돌 그룹 카라의 히트곡 '미스터'에 맞춰 "헌법을 지키자", "관둬, 관둬,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 등 구호를 외쳤다.

이날을 비롯해 최근 일본 각지에서 일어나는 시위에서 K팝은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됐다. 지난달 8일과 19일 도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평화헌법 수호' 집회에는 콘서트장처럼 K팝이 연이어 흘러나왔다. 시위대는 아이돌 그룹 에스파의 노래 '위플래쉬'를 배경 음악으로 깔고 "멈춰라 헌법 괴롭히기", "지키자 일본의 헌법"을 연호했다.

도쿄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6일 늦은 오후 오사카부 오사카역에는 'No War! YES 9조, 시민과 야당의 공동 액션 오사카 펜라이트(응원봉) 집회'가 열렸는데, 역 광장에는 걸그룹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한국어 가사가 울려 퍼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 노래는 2016년 이화여대 학생들이 본관 점거 농성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부르는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하며 화제가 됐다. 이후 한국 MZ세대 시위를 상징하는 곡이 됐는데, 일본 시위에도 빠지지 않는 노래가 된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 여러 반정부 시위가 열리는 건 2월 9일 중의원(하원) 선거(총선)와 3월 19일 미일 정상회담이 계기가 됐다. 다카이치 총리가 총선 압승 직후 개헌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고, 미국·이란 전쟁으로 자위대의 호르무즈해협 파견 문제가 쟁점화되자 '평화 국가 일본을 지켜야 한다'는 위기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토 마사아키 세이케이대 교수는 아사히에 "다카이치 총리가 충분한 논의 없이 (안보 정책을 강행해) 민주적 절차와 입헌주의가 흔들리는 데에 대해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짚었다.

K팝은 분노한 일본 MZ세대를 시위장에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엑스(X)나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오는 시위 참여 모집 글에는 '응원봉이 있으면 지참해 달라'는 안내가 많다. 누구든 아이돌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부담 없이 참여하라는 안내 메시지인 셈이다. 지난달 8일 도쿄 국회 인근 집회에 참석한 30대 자영업자는 "일본에서 20, 30대의 시위 참여는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인데도 많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응원봉을 들고나왔다"고 말했다. 오사카 집회에 참석한 20대 회사원은 아사히에 "다른 참가자들이 그림을 그리거나 뜨개질을 해 부담 없이 합류할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위 현장을 수놓은 단체 깃발도 한국 시위를 연상하게 한다. 지난달 8일 국회 앞에서 열린 시위에는 '구석에서 머릿수 보태기 연합', '사람 많은 곳이 힘든 사람들 동맹', '체력 없는 사람 협회 NO WAR' 등 실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단체명을 적은 깃발들이 가득했다. 일반 시민들이 사회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마이니치는 "한국의 시민운동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깃발을 만든 사람이 많다"며 "시위 단체에 속하지 않은 개인도 위축되지 않고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선거의 여왕'도 판세 걱정" 박근혜 만난 추경호·이철우... 보수 결집 시동-지역ㅣ한국일보
- "뻔뻔하고 수치 모르는 한국 보수"… 홍준표, 국힘·후보들 싸잡아 맹폭-정치ㅣ한국일보
- 정청래·하정우 '오빠 호칭' 구설에… 박지원 "野와 달리 즉각 사과, 잘했다"-정치ㅣ한국일보
- 가정폭력 3번 신고…이혼 한 달 만에 전처 살해 후 투신한 60대-사회ㅣ한국일보
- 삼성·LG 합쳐도 못 따라가는 화웨이…창업자가 스파이 취급 받는 이유는-경제ㅣ한국일보
- 김희철, 건강 이상으로 '아형' 하차? 직접 입 열었다-문화ㅣ한국일보
- "아기가 39도 고열" 순찰차 문 두드린 남성… '5분의 기적' 일어났다-사회ㅣ한국일보
- 국힘도 민주당도 싫다...2030이 '무당층' 되는 동안 정치가 놓친 것들 [지선 D-30]-정치ㅣ한국일보
- 조작기소 특검이 보수 결집 '불씨' 되나…국힘·개혁신당, 첫 공동전선-정치ㅣ한국일보
- 대통령 재판, 대통령 손으로 없앤다?...조작기소 특검법에 "누구도 자기 재판관 될 수 없어"-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