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18' 재현되나… 2026 지선, 세 가지 변수에 판세 달렸다

박준석 2026. 5. 5.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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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데칼코마니' 낙관론 속
후보 중량감 떨어져 경계 목소리
李 대통령 지지율 견고하지만
남북 회담 등 대형 이벤트 없어
"빡빡한 선거" 與 오만 경계령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 노동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약 30일 앞으로 다가온 이번 6·3 지방선거는 8년 전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와 데칼코마니처럼 닮아 있다는 분석이 많다. 대통령 탄핵과 정권교체 이후 약 1년 만에 치러지는 점에서 선거 구도와 판세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광역단체장 선거 17곳 중 14곳을 석권했던 2018년 선거 결과가 반복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변수를 하나하나 짚어보면 지금 상황은 8년 전과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대통령 지지율, 외부 이벤트, 후보 경쟁력, 야권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민주당이 우세한 것은 사실이지만 2018년처럼 일방적인 선거가 되진 않을 거라는 의미다. 한때 '어게인 2018'을 공공연하게 부르짖던 민주당도 최근 들어 "예상보다 빡빡한 선거가 될 수 있다"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①대통령 지지율, 더 단단하다?

문재인(오른쪽)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한 뒤 맞잡은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핵심 변수인 대통령 지지율은 2018년만큼 견고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국갤럽 4월 통합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64%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2018년 지방선거 한 달 전 70% 중반대를 유지하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보단 낮은 수준이지만, 지지 강도는 오히려 더 낫다는 분석이 많다.

가령 2018년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은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등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였다. 당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국정운영 긍정 평가 이유로 '대북 정책/안보(17%)' '북한 대화 재개'(13%) '외교 잘함(12%)' '남북 정상회담(11%)' 등이 꼽혔다. 반면 이 대통령은 외교와 경제·민생, 소통, 부동산, 주가 등이 고른 평가를 받고 있다.

배철호 리얼미터 정치에디터는 "정치적 양극화가 극심해진 상황에서 60%가 나온다는 건 강경 보수를 제외한 진보, 중도 대다수가 대통령을 긍정 평가한다는 의미"라며 "경제, 민생, 소통 등 포트폴리오가 구축된 터라 지지율이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②'묻지마 투표'는 없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부·울·경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공천자대회에서 손을 맞잡아 들어 보이며 선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 정청래 대표,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뉴스1

다만 대통령 지지율 외에 다른 변수는 2018년이 훨씬 좋다는 분석이 많다. 친문(문재인)계 한 재선 의원은 "2018년 지선 때는 한반도 분열·대립이 평화 구조로 전환될 거라는 기대감이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며 "거의 '묻지마' 투표였다"고 했다. 반면 지금은 부동산 정책, 이 대통령 공소 취소 특검법안,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고물가·고환율 등 정부·여당에 불리한 이슈가 산적해 있다. 또 다른 친문계 중진 의원은 "2018년에는 보수 야권이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세력으로 쪼개져 있어 분열 수준도 훨씬 심했다"고 했다.


③거물이 사라졌다

장동혁(왼쪽) 국민의힘 대표가 2일 부산 부산진구의 한 건물에서 열린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 축사를 한 뒤 박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일각에선 2018년과 비교해 영남권 등 험지에 출마하는 민주당 후보들의 체급이나 중량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대구시장에 출마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제외하면 신선한 공천은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은 2018년 지선에서 처음으로 부산시장(오거돈)·울산시장(송철호)·경남지사(김경수) 등 부울경을 석권한 바 있다. 당시 김 지사는 친노·친문의 적자라 불리며 차기 대권주자로 꼽혔다.

이 때문에 최근 민주당에서도 지선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연희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의원총회 당시 부산·경남 등 일부 지역의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생각보다 빡빡한 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오만하게 보여선 안 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엄 소장은 "2018년 지선 이후 세대별 유권자 비중이나 성향이 달라져 단순 비교가 어렵다"며 "이번 지선은 여야 대결 양상이었던 2024년 총선, 2025년 대선의 연장선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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