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전역에 재택의료팀 200개 넘어… “이동 어려운 지방서 더 활발”

신예린 기자 2026. 5. 5.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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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는 매년 약 7만 명이 집에서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 중 30% 가까이가 '재택 호스피스'를 받으며 임종기에 신체적, 심리적인 고통을 덜고 있습니다."

천잉차오 대만재택의료학회장(사진)은 지난달 26일 방한해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대만 사람들은 떨어진 잎이 뿌리로 돌아간다는 '낙엽귀근(落葉歸根)'처럼 집에서 죽을 권리를 중요하게 여긴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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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난민’ 갈길 먼 존엄한 죽음] 천잉차오 대만재택의료학회장
“매년 7만명 집에서 생 마감해
이중 30%가 재택 호스피스 받아
의료수가 올려 병의원 참여 유도”
“대만에서는 매년 약 7만 명이 집에서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 중 30% 가까이가 ‘재택 호스피스’를 받으며 임종기에 신체적, 심리적인 고통을 덜고 있습니다.”

천잉차오 대만재택의료학회장(사진)은 지난달 26일 방한해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대만 사람들은 떨어진 잎이 뿌리로 돌아간다는 ‘낙엽귀근(落葉歸根)’처럼 집에서 죽을 권리를 중요하게 여긴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초고령사회(인구 20% 이상이 65세 이상)에 진입한 대만은 호스피스를 비롯한 재택의료가 생애 말기 돌봄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17년 출범한 대만재택의료학회는 대만 전역에 재택의료 서비스를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천 회장은 “대만은 특히 병원 접근성이 낮고 이동이 어려운 노인이 많은 지방에서 재택의료가 더 활발하다”고 강조했다. 지방에서도 ‘재택 임종’이 가능해진 것은 대만 전역에 재택의료 인프라가 골고루 갖춰진 영향이 크다.

현재 대만 전역에서 200개가 넘는 재택의료팀이 활동하고 있다. 수도 타이베이에 59개 팀이 배치된 것을 비롯해 중부 57개, 남부 33개, 동부 13개 등 주요 권역마다 재택의료진이 분산 배치돼 있다. 한국과 달리 호스피스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되지 않은 구조 덕분에 지방에서도 재택의료 접근성이 높은 것이다.

천 회장은 “대만의 재택 호스피스는 단순 돌봄을 넘어 일정 수준의 의료적 개입까지 포함하는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임종기 환자의 상태에 따라 통증 관리, 산소 공급, 욕창 치료 등 다양한 의료 처치가 이뤄진다. 천 회장은 “다양한 증상에 대응하기 위해 의료진이 초음파 장비와 엑스레이 장비 등 의료기기를 갖춰 가정을 방문하고 그 자리에서 진단과 처치까지 한다”고 했다.

대만에서 재택 호스피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처음부터 제도적 뒷받침이 충분했던 건 아니었다. 초기에는 일부 의료진의 자발적 참여에 의존했으며 낮은 수가와 높은 업무 부담 때문에 참여를 꺼리는 병원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천 회장은 “재택의료는 일반 진료에 비해 수입이 절반 이하에 불과해 환자를 돕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소수 의료진 중심으로 운영됐다”며 “이들이 성과를 내고 초고령화가 맞물리면서 환자와 가족들의 수요가 점차 늘었다”고 설명했다.

재택의료 수요가 증가하자 대만 정부는 최근 수가 체계를 개편해 더 많은 병의원이 재택 호스피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전반적인 재택의료 수가를 기존보다 5% 인상하고, 재택 호스피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병원에는 30%의 가산 수가를 지급하고 있다.

천 회장은 “재택의료를 통해 장기적으로 환자의 의료비 부담은 물론이고 불필요한 연명의료를 줄일 수 있다”며 “환자가 익숙한 환경에서 생을 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도 제도적 지원을 통해 재택의료를 더욱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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