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이어 이흥구 곧 퇴임… 조희대, 후임 대법관 ‘딜레마’
조희대는 박순영, 靑은 김민기 고수
金 제청땐… 압력에 굴복한 사례로
다른 후보자는 靑이 거부할 수도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을 제청하지 않으면서 대법관 공석 사태가 두 달을 넘겼다. 이런 가운데 오는 9월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 인선 절차가 이르면 이달 중 시작될 전망이다. 노 전 대법관 후임 제청 문제를 두고 여전히 조 대법원장과 청와대가 의견 합치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법관 공석으로 인해 사법부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노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박순영 서울고법 판사, 김민기 서울고법 판사 등 4명을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보통 대법관 후보 추천을 받으면 대법원장은 2주 안에 최종 후보자 1명을 골라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그런데 이번엔 조 대법원장의 제청이 석 달 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애초 박순영 고법판사를 대법관으로 제청하겠다는 뜻을 청와대에 전달했으나, 청와대가 김민기 고법판사를 고수하면서 교착 상태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고법판사는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은 최근 국회에서 “제청 협의가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다”며 “(대법원장께) 계속 제청을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선 조 대법원장이 사법권 독립과 대법관 공백 해소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요청대로 김 고법판사를 제청하면 대법원장이 행정부 압력에 굴복해 제청권을 포기한 사례로 남게 된다. 반면 조 대법원장이 소신대로 다른 후보자를 제청했다가 대통령이 임명을 거부하거나 국회에서 임명 동의안이 부결되면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무력화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지금까지 대법원장이 제청한 대법관 후보자를 대통령이 거부한 사례는 없었다.
문제는 9월 8일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 인선도 조만간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법원은 통상 대법관 퇴임 3~4개월 전 후임 천거 공고를 낸다.
법조계 일각에선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가 요구하는 후보를 포함시켜 한꺼번에 대법관 두 명을 제청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법원행정처장이 당연직으로 참여하는 대법관추천위를 어떻게 구성할지, 노 전 대법관 후임으로 추천된 후보 4명이 이 대법관 후임 후보로 또 추천될 수 있는지 등 풀어야 할 문제도 여럿 있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중 한 명이 맡는 법원행정처장 자리를 비워둔 채 대법관 전원을 재판에 투입해 공백을 메우고 있다. 하지만 노 전 대법관 후임자 제청이 더 지연되면 상고심 재판과 사법부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만약 이 대법관 퇴임 때까지 공석 사태가 이어지면 연간 4만건 넘게 접수되는 상고심 사건 처리에 차질이 생긴다. 2024년 기준 대법관 1명이 한 달 평균 처리한 사건은 약 382건으로, 공석이 없어도 재판 부담이 과중하다. 대법관이 2명 빠지면 전원합의체 운영에도 문제가 생긴다. 고위 법관 출신 법조인은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인사권을 놓고 힘겨루기하는 사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가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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